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전문가 칼럼] 눈으로 봐야 믿는다는 못 믿을 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2-05 17:09:41

전문가 칼럼,김케이,임상심리학 박사,눈으로 봐야 믿는다는 못 믿을 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나의 오리지널 운전면허증은 한남동 시험장 발행, 고릿적 스토리다. 시험관의 빠꾸!는 뒤로 가라는 명령어인데 이때는 반드시 고개를 홱 돌려 어깨 너머를 두 눈 부릅뜨고 살펴 야 합격이다. 게으르게 백미러에 의존 했다간 땡! 그 자리에서 집에 가야 한다. 하지만 그 사이 세월이 흘러 흘러~~요즘 차는 눈 앞에 대문짝 만한 스크린이 나 대신 운전을 한다.

나는 아직도 좁은 주차 공간에서 뒤로 차를 뺄 때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는 습관이 있는데 젊은 후배들이 옆에 탔을 땐 스스로에게 “참아야 하느니라!” 타이르면서 스크린만 보고 쿠울한 드라이버인 척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해 죽는다. 어떻게 스크린 안에 그려진 선만 믿고 차를 움직이는가 말이다. 

땅에서 하는 운전은 그렇다 치고 도로표지판이나 신호등이 없는 하늘을 날아갈 땐 어떻게 하나? 날씨가 맑은 날엔 조종사가 시야를 확보하여 섬, 산, 강, 큰 도로 등 지형지물을 보면서 운항(시계비행)할 수 있으나 구름이 잔뜩 낀 날이나 높은 고도, 야간 비행 때는 오로지 계기판만 보면서 운항(계기비행) 하게 된다. 어릴 적 위인전에서 읽었던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기 이후 1960년대 까지도 주로 시계 비행이었다. 항공대학 학생들이 계기비행 연습할 때 사용하는 안경은 안경알의 윗부분을 까맣게 칠해서 창밖을 볼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자기 눈을 믿으면 안된다고 검은 안경이 말한다. 

비행기 조종사들이 흔히 만나기 쉬운 두 눈의 시각 혼동이 바로 ‘비행 착각’(Flight Illusion)이다. 최근 한 학생 조종사가 캄캄한 밤중에 이륙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나무를 보고 거리를 착각한 나머지 나무와 충돌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소위 ‘공간정위상실’이다. 사람은 눈으로 보고 몸의 위치나 자세를 능동적으로 정하게 마련. 주변에 경사진 길이나 좁아지는 활주로를 보는 순간 ‘아! 내가 너무 높게 날고 있나?’라고 착각하면서 비행기 앞머리를 갑자기 낮추다가 지면에 충돌하는 사고는 드물지 않다.

2020년 코비 브라이언의 헬리콥터도 짙은 구름 속에서 비행하다가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통제력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종사는 구름 지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헬기를 급상승 시키고 있다!”고 관제소에 알렸지만 실제로는 급강하했다는 것. 우리가 믿는 눈에 우리가 속는다.   

며칠 전 친구와 우리집 동네를 뻔질나게 쏘다니는 무인 자동차 웨이모를 타봤는데 여기서도 스크린과 말을 했다. “하이! 케이! 굿모닝! 탑승해 주어서 반갑습니다! 안전벨트를 매세요.” 짜아식! 눈도 밝네. 웨이모는 교통규칙을 잘 지키지만 LA의 베테랑 한인 택시기사들처럼 요리조리 상황에 대처하려는 마음은 없다. 비보호 좌회전도 잘하고 건널목 건너는 사람들을 피해 우회전도 잘한다. 기특하다. 눈으로 본 것만 믿는 사고체계에 대한 도전이다. 

“무엇이? 그게 사실이라고? 내 눈앞에 딱! 보여줘봐. 그러면 믿을게.” 내가 평생 수백 번 써먹은 문장일 텐데 헤헤… 오늘 자로 취소! 

<김 케이 임상심리학 박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I-94 한 줄 뒤에 숨은 ‘새 감시 시대’

케빈 김 법무사 최근 한국 언론에 “무비자 I-94 정보 제출, 얼굴인식·소셜미디어·DNA까지 확대 검토”라는 제목이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미국 가려면 공항에서 DNA까지 채취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이성열 사막을 가로질러 기어가듯이데굴데굴 구르는 나무를 보고비웃거나 손가락질하지 마어떤면에선 우리의 삶도거꾸러져 구르는 나무 같지짠물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아버지를 따라 무논과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이른 새벽. 안개에 둘러싸인 도심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CJ, Maybe it does not work for me! I still sleep less than 6 hours!A:  Be patient

[신앙칼럼] 은혜의 환대의 모략(The Conspiracy Of Gracious Hospitality, 마태복음 Matthew 7: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환대(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환대(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환대의 대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우리가 서로 사랑 한다는것

김수환 추기경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아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떠밀리듯 마주 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변명이나 용서를 구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때다. 버릴 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에 처음 가입하거나 플랜을 변경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용어’다. 파트 A, B, C, D부터 시작해 메디갭, 프리미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입니다. “이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