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삶과 생각] 책임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1-20 17:41:35

삶과 생각, 문성길, 전 워싱턴 서울대동창회장, 책임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책임감, 이거 없는 사람들 꽤나 있다.

오늘 신문을 보니 후배의 부인상(喪配) 부고가 나왔다. 적어도 금혼(金婚)은 지났으리라.

처음엔 사랑이요, 중반에 친구로, 후반엔 동반자로서 사랑은 젊었을 적보다야 많이 희석이 되었겠지만 그야말로 의리 하나만으로 함께 마지막 남은 생을 마무리하는 게 아닐까.

모든 일에 어디 언제나 다 동의할 수만 있었을까? 때론 의견 불일치, 아니 많은 경우에 의견 상충이 오히려 자연스런 인간관계, 부부관계가 아닐는지.

하여튼 어쨌거나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고, 헌신하며 50여년을 살아왔다면 무지무지한 책임감 또한 있지 않고서야 참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어느 날 친구들 모임에 6.25사변 때 피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는데 이러저러, 어느 곳(지방)으로 어떻게들 고생하며 임시 정착 했었는가였다. 한 친구 왈, “말도 말라, 우리 아버지란 분은 작은댁을 얻어 본가 식솔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방기하다시피 내버려두고 자신들만 도망쳐 버렸다”고 속으론 분노가 용광로 끓듯 했겠으나 워낙에 점잖은 친구라 담담하게 얘기하던 것이 기억이 난다.

어디 인간이라고 할 수가, 책임감이란 눈꼽만큼도 없다.

어디 이런 부류들만이겠는가. 젊은 새댁과 어린 자식들을 놔두고 사상이 뭔지, 이념이 뭔지, 좌우사상에 정신팔고 월북한 자들, 또 어느 사람은 정신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었을 테지만 자진하여 가족들이 일생을 고생, 고생하며 살게 만드니 책임감 없음의 극치가 아니고 무엇일까.

가족 단위를 비롯해 온갖 조직의, 더 나아가서 한 국가의 수장(首長)들의 책임이란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금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韓江)씨의 말을 빌리면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으로 아까운 생명들이 수없이 죽어나가는 판국에 무슨 기자회견이며 자축의 변이 필요하겠느냐. 전쟁을 일으켜 무고한 생명들을 파리 목숨처럼 희생시키는 책임감 없는 지도자들의 책임감 운운 여부를 떠나 범죄자들이 바로 그들이 아닌가.

한편 가족들 생계를 위해 허리 휘어지도록 휴가는 커녕 밤낮없이 일 년 열두 달 고된 노동을 하며 책임을 이행하는 가장들 또한 있음에 우리들은 그래도 안도(安堵)한다.

아마도 책임감의 극치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원죄 없으시면서도 자신의 몸을 십자가 위에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실까 잠시 생각해본다

<문성길 전 워싱턴 서울대동창회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수필]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
[수필]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미용실에서 우연히 옆자리의 손님과 눈이 마주쳤다. 짧게 자른 은발 파마머리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할머니였다. 나도 모르게 감탄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은퇴 후 건강 악화 시, 메디케어 플랜 어떻게 바꿔야 하나요?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은퇴 후 건강 악화 시, 메디케어 플랜 어떻게 바꿔야 하나요?

최선호 보험전문인  은퇴 후 큰 걱정 중 하나는 바로 건강의 변화다.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이 생기거나, 사고와 질병으로 인해 의료서비스 이용이 많아지면서 기존의 메디케어 플랜이

[애틀랜타칼럼]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

이용희 목사 사회 생활이란 곧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만남과 대화의 자리란 자석의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이 어울리듯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받아들이는 마음 가짐이 있어야만 합니다. 플러스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8편 : 인적공제와 이사비용 공제의 영구 폐지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8편 : 인적공제와 이사비용 공제의 영구 폐지

[법률칼럼] I-94 한 줄 뒤에 숨은 ‘새 감시 시대’

케빈 김 법무사 최근 한국 언론에 “무비자 I-94 정보 제출, 얼굴인식·소셜미디어·DNA까지 확대 검토”라는 제목이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미국 가려면 공항에서 DNA까지 채취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이성열 사막을 가로질러 기어가듯이데굴데굴 구르는 나무를 보고비웃거나 손가락질하지 마어떤면에선 우리의 삶도거꾸러져 구르는 나무 같지짠물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아버지를 따라 무논과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이른 새벽. 안개에 둘러싸인 도심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CJ, Maybe it does not work for me! I still sleep less than 6 hours!A:  Be patient

[신앙칼럼] 은혜의 환대의 모략(The Conspiracy Of Gracious Hospitality, 마태복음 Matthew 7: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환대(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환대(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환대의 대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