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대통령의 언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2-13 12:52:38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대통령의 언어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20세기 초중반 세계 철학계를 대표했던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교환의 수단을 넘어 바로 인간 자체를 의미한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우리가 어떤 말을 하는가는 곧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그대로 드러내준다.

보통 사람들도 그럴진대 하물며 대통령이라면 어떠해야 할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국가의 최고지도자다운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꼭 달변일 필요는 없지만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돼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같이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끊임없이 말과 관련한 구설수에 올랐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튀어 나오는 그의 반말 어투, 그리고 정제되지 않은 어휘들과 배제의 언어로 구성되기 일쑤였던 그의 발언들은 통합의 메시지와 거리가 멀었다.

가장 고질적이었던 것은 그의 반말 습관이다. 특히 현장방문 일정에서는 습관적으로 반말들이 튀어나오곤 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야?” “여기에 인원이 얼마나 있었던 거야?”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 등 계속 반말을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국민들 앞에서 사과한다며 가진 기자회견 석상에서도 대변인을 향해 “하나 정도만 해. 목 아프다” “더 할까”라며 반말을 이어갔다. 국민들 모두가 듣는 자리에서였다. 

그리고 그 유명한 ‘바이든-날리면’ 발언이 있다. 2022년 9월 방미 중 당시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떻게 하나?”라고 말하는 게 카메라에 잡혔다. ‘○○○’가 바이든이든 아니면 날리면이든 상관없이 그의 말이 짧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그가 습관적으로 주변에 반말을 하는 것을 두고 검사시절 피의자에게 말하던 습관이 입에 밴 탓이라는 설명이 많았다. 그러자 피의자에게는 반말을 해도 되는가라는 지적들이 뒤따르기도 했다. 

대선캠프 관계자들 증언에 따르면 윤석열은 캠페인 회의석상에서 상대 후보를 이xx 저xx로 지칭하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기본적으로 존중과 예의의 언어가 결여돼 있음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의 짧은 말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메시지에서 수시로 사용한 공격적인 언사였다. 그는 재임 기간 내내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그의 언어는 설득 그리고 통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나치게 갈라치기와 공격에만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지지자들은 만족시켰을지 몰라도 반대자들 포용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지도자, 특히 국가지도자의 말은 단순한 의사표현의 수단이 아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국가정책이자 메시지이다. 여기에 따라 자신의 개인적 운명은 물론 국가의 명운까지 좌우될 수 있다. 그래서 성현들은 말에 대한 교훈을 들려주면서 특히 지도자들이 혀를 놀릴 때는 더 조심하고 가다듬을 것을 권면했다.

마침 17일은 대통령의 날이다. 2월에는 워싱턴과 링컨, 그리고 레이건 등 훌륭한 미국 대통령들이 많이 탄생했다. 미국은 이들이 남긴 유산을 되돌아보자는 뜻에서 2월의 3번째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제정해 기리고 있다. 2월 태생 대통령들의 공통점은 국민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교감할 줄 알았던 인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윤석열이 이들로부터 약간이나마 교훈을 얻었더라면 지금의 처지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의 어처구니없는 정치적 몰락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결여된 그의 언어습관 속에서 이미 그 씨앗이 배태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집에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 가운데 의외로 자주 발생하는 것이 있다. 바로 차고(Garage)에서 일어나는 사고이다. 후진하다가 차고문을 들이받거나, 기어를 잘못 넣어 집 벽을 들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하는  지름 길

이용희 목사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설득을 시도하곤 합니다.  이런 경향은 세일즈맨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그러나 정말로 완전하게 자신의 뜻

[행복한 아침] 마음이 담긴 말

김 정자(시인 수필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깊이 다친 적이 있다. 한참을 따끔하게 보답해 줄 한 마디를 찾아 헤매느라 무수한 말들이 내 마음을 휘젓고 다녔다. 사람마다

[신앙칼럼] 유혹의 안전지대: 하나님의 전신갑주(Beyond Temptation: Standing Firm in the Armor of God, 에베소서 Ephesians 6:11~18)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1. 도입: 인간이 만든 '가짜 안전지대'의 허상 (Illusion of Safety)15세기 영성가 토마스 아 켐피스는 *"유혹을 받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알아두면 든든한 사회보장국 공식 유튜브 필수 영상 5선과 디지털 소통 가이드온라인 계정·은퇴연금·장애심사·SSI·사기예방까지… 영상으로 만나는 핵심 복지 길잡이 천경태 (금융전문가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셸 강 (조지아주 하원의원 후보, District 99) 현대·LG ICE 단속 1년, 우리가 묻는 질문은 “어떤 미국을 원하는가”이다 2025년 9월 4일. 조지아 한인사회는

[추억의 아름다운 시] 뒷 산

뒷산 / 신달자 외로울 적에마음 답답할 적에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두고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돌아가는 것이 없는 빈 몸이다뒤산은 뒷산은 내 몸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나무는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훌륭한 조경 가운데 하나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에는 삭막한 풍경에 자연의 멋을 더해 준다. 잘 가꿔진 큰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위치에서 보라

이용희 목사 우리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처음부터 서로의 견해가 다른 주제를 꺼내서는 안 됩니다. 서로가 일치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합니다.  그

[독자기고] 건너온 음악, 삶을 보듬다

김건흡(수필가·칼럼니스트) 황혼의 길목에서 가만히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모퉁이마다 이름 없는 선율들이 나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악보 위에 새겨진 까만 음표들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