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1-04 08:18:14

이용희 목사,애틀랜타 칼럼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이용희 목사

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히 제2의 사춘기라고 해서 “사추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사춘기와 사추기는 여러 가지 유사성이 있습니다. 우선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더 이상 아이도 아니고 또 아직 성인도 아닙니다. 여기에 정체감의 혼란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년기에도 비슷한 문제가 옵니다. 중년은 더 이상 청년이 아니며 아직은 노인도 아닙니다. 따라서 중년기에도 정체의식의 혼란이 오는 것입니다. 

둘째는 신체의 급격한 변화입니다. 이것 때문에 몸과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고 묶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성장에 따른 신체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지만 중년기는 노화되는 신체의 변화 때문에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그런 것처럼 중년기도 신체의 변화를 강하게 의식합니다. 자신의 육체가 무너져가는 것을 느끼면서 신체에 대한 강렬한 의식을 갖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 중년기의 가장 중요한 신호는 시력 감퇴와 함께 찾아 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게  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시키면 늘 제가 읽곤 했습니다. 책을 읽을 때 또박 또박 정확하게 잘 읽었기 때문에 커서 아나운서가 되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교인들 가운데 더듬거리며 성동봉독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나이가 45세 되던 어느 날 교회 강단에 서서 말씀을 봉독하려고 성경을 폈는데 순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몇 절 말씀인지도 왔다 갔다 하고 글자가 분명하지 않아 한참을 더듬었습니다. 그 이튿날 쯤 안과 병원에 가니까 의사 선생님이 악수를 청하면서 축하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뭘 축하 하느냐고 하니까 “매직 스테이지”(magic stage)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고 합니다. 제가 그 뜻을 잘 이해 못하고 매직 스테이지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중년기가 되면 제일 먼저 눈에 시력 감퇴가 오는데 이렇게 어른어른하게 보이지 않는 것을 매직 스테이지라고 부른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괜히 슬퍼졌습니다. 그래서 그날 밤에 달을 보며 울었습니다. 시력 감퇴 뿐 아니라 근육 무력증, 비만, 당뇨와 같은 병의 위협을 받고 여성의 경우에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폐경기를 겪는 것이 이때입니다. 더구나 요즘 심리학자들이나 정신의학자들의 연구 결과로는 남자들에게도 여자들의 폐경기와 비슷한 그런 정신적 폐경기를 거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중년기의 신체 변화는 몸과 마음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세 번째로 감정의 급격한 변화를 겪습니다. 소년 소녀기는 꿈꾸는 시기라고 일컬어집니다. 모든 소년 소녀는 인생에 관한 한 이상주의자들입니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 현실이라는 차가운 벽을 느끼게 됩니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감정적 좌절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이 사춘기를 극복하고 청년기에 들어가면 다시 인생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드리밍 스테이지”(dreaming stage)가 다시 회복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장도 갖고 사업도 시작하고 한참 열심히 달려갑니다. 그러나 나이 사십이 넘어가면서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을 돌이켜보니까 뜻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음을 느낍니다. 중년기에 들어가면서 또 한번 현실이라는 벽을 느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다시 좌절을 경험합니다. 이런 좌절에 따르는 여러 가지 감정적인 혼란들, 즉 두려움이나 불안 같은 것들이 발생하는 시기가 바로 중년기 입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집에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 가운데 의외로 자주 발생하는 것이 있다. 바로 차고(Garage)에서 일어나는 사고이다. 후진하다가 차고문을 들이받거나, 기어를 잘못 넣어 집 벽을 들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하는  지름 길

이용희 목사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설득을 시도하곤 합니다.  이런 경향은 세일즈맨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그러나 정말로 완전하게 자신의 뜻

[행복한 아침] 마음이 담긴 말

김 정자(시인 수필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깊이 다친 적이 있다. 한참을 따끔하게 보답해 줄 한 마디를 찾아 헤매느라 무수한 말들이 내 마음을 휘젓고 다녔다. 사람마다

[신앙칼럼] 유혹의 안전지대: 하나님의 전신갑주(Beyond Temptation: Standing Firm in the Armor of God, 에베소서 Ephesians 6:11~18)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1. 도입: 인간이 만든 '가짜 안전지대'의 허상 (Illusion of Safety)15세기 영성가 토마스 아 켐피스는 *"유혹을 받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알아두면 든든한 사회보장국 공식 유튜브 필수 영상 5선과 디지털 소통 가이드온라인 계정·은퇴연금·장애심사·SSI·사기예방까지… 영상으로 만나는 핵심 복지 길잡이 천경태 (금융전문가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셸 강 (조지아주 하원의원 후보, District 99) 현대·LG ICE 단속 1년, 우리가 묻는 질문은 “어떤 미국을 원하는가”이다 2025년 9월 4일. 조지아 한인사회는

[추억의 아름다운 시] 뒷 산

뒷산 / 신달자 외로울 적에마음 답답할 적에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두고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돌아가는 것이 없는 빈 몸이다뒤산은 뒷산은 내 몸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나무는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훌륭한 조경 가운데 하나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에는 삭막한 풍경에 자연의 멋을 더해 준다. 잘 가꿔진 큰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위치에서 보라

이용희 목사 우리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처음부터 서로의 견해가 다른 주제를 꺼내서는 안 됩니다. 서로가 일치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합니다.  그

[독자기고] 건너온 음악, 삶을 보듬다

김건흡(수필가·칼럼니스트) 황혼의 길목에서 가만히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모퉁이마다 이름 없는 선율들이 나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악보 위에 새겨진 까만 음표들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