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김용현의 산골 일기] 텃밭에서 추억을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0-29 11:39:17

김용현의 산골 일기,김용현,한민족평화연구소장,텃밭에서 추억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오이나 호박이 하룻밤 새 3인치씩이나 자랄 때가 있었다. 여름내 눈부시게 내려쪼이던 햇볕과 ‘산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리고 뜬금없이 ’쏴아‘ 하고 소나기를 내리 쏟던 시절이 지나간다. 많은 작물들이 이제 성장을 멈췄다.

 산골에는 4계절이 분명하다. 오랫동안 계절의 변화가 없는 곳에서 살다 정확하게 석 달에 한 번씩 바뀌는 절기를 겪으면서 마치 중간고사를 자주 치루는 학생처럼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다. 

텃밭에서 철 따라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고, 또 모두 뽑아내어 다음번 미래의 작물을 준비하는 등 어설프나마 농부의 생활을 맛보다 보니 인생의 후반기에 내일이 있어 기운이 솟는다.

 작물을 키우다 보면 햇볕과 바람과 물이 얼마나 소중한 요소인가를 알게 된다. 계절이 바뀌면서 약해진 햇볕과 바람이야 도리가 없지만 그 대신 물은 지하수를 끌어 올리는 수도 물로 지금도 충분하게 뿌려주고 있다. 

햇볕과 바람과 물, 거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태자면 정(情)이다. 같은 조건에서도 정을 쏟아 잎새를 따주고 줄을 매주고 보자기로 싸준 호박이나 토마토는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예쁘고 건강하게 익어간다. 

정이 필요한 건 어디 식물 만이랴.

 완두콩과 고구마 등 늦은 가을걷이를 끝내고 나면 텃밭에 추운 겨울이 찾아 올 것이다. 

그 텃밭 한가운데서 지난 6월에 피어 10월까지 독야홍홍(獨也紅紅) 하던 맨드라미꽃이 고개를 숙이자 바로 옆 단풍나무가 지체 없이 빨간색을 이어 받는다. 

김영랑 시인의 탄성처럼 ‘오매 단풍 들것네’ 하고 화들짝 놀라 산길을 내려가는데 어느 샌가 골짜기마다 단풍이 흐드러지게 물들어 있었다.

10월은 뉴저지의 달이다, 어디랄 것 없이 뉴저지 전체가 단풍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달이다. 

올여름은 심한 더위와 부족한 강우량으로 단풍색이 예년보다 못하기는 했으나 허드슨 강변을 따라 북쪽 깊은 산속에 들어가면 여전히 가을 풍경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곳곳의 도로 양옆으로 빨강, 주황, 초록, 연두색 등 현란한 색의 향연이 한창이다. 

봄은 아니로되 봄빛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이 가을의 정취라고 했던가.

아름다운 산천, 이 울창한 수풀을 누릴 수 있는 은혜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 누구도 감히 이 숲속의 평화, 천혜의 자연을 해쳐서는 안 된다. 

폭염과 홍수, 가뭄과 혹한으로 이어지는 이상기온으로 사람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많은 식물들이 고사되고 있으며 고산지대 동물들의 생명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

 기후재앙을 막는 일과 함께 어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 2년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이미 10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에서는 1년 동안 민간인만 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한반도에서의 모든 적대행동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 전쟁은 종교, 인종 또는 어떤 이념적인 차이로도 결코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이 땅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 강 작가가 수상축하모임을 안 하면서 ‘전쟁으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잔치는 무슨 잔치냐’고 했다는 말이나 ‘전쟁은 싸우는 자가 아니라 말리는 자가 영웅이라’고 한 트럼프 후보의 말이 돋보인다. 

산골에서 평화를 꿈꾼다.

<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많은 납세자들은 “세금을 낼 만큼 벌지 않았는데도 신고를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자주 갖는다. IRS는 소득세 신고 여부를 결정할 때 소득 규모

[법률칼럼] 결혼 영주권,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결혼 영주권 심사가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만 하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오갈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이민 경로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그 공식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행복한 아침] 아직도 새해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 달력으로 바뀐 지 딱 열흘째다. 달력에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이 태엽처럼 감겨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12월 31일 한해가 가고 있는 순간 순간추억이 떠 오른다겁도 없이 퍼 마시고기고만장 고성방가노래하고 춤추며 개똥 철학 읊어 댄수 많은

[신앙칼럼] 알파와 오메가(The Alpha And The Omega, 요한계시록Revelation 22: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요한계시록 22:13).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서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Q:  항암 치료 중입니다.  얼마전 부터 손가락의 심한 통증으로 일을 좀 많이 한 날에는 주먹을 쥘 수 없고 손가락들을 굽히는 것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

[삶이 머무는 뜰] 헤픈 마음들이 빚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조연혜 어떤 말들은 빛을 발하는 순간이 따로 있다. 함부로 낭비한다는 뜻의 ‘헤프다’도 그렇다. 저무는 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이 단어가 꼭 있어야 할 자리는 ‘마음’ 곁일지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사람들은 누구나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천당, 지옥, 극락, 연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알거나 직접 보고 겪은 사람이 없다. 각자의

[추억의 아름다운 시] 서시

윤동주 시인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