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 분(米-10, 4급)
*붉을 홍(糸-9, 4급)
“사람은 ○○ 날까 걱정하고, 돼지는 살이 찔까 걱정한다.” 공란에 들어갈 말은? 잠시 ‘별안간 분홍 물감을 얼굴에 끼얹은 듯 낯빛이 붉어졌다’의 ‘粉紅’이란 두 글자를 익힌 다음에 답을 찾아본다.
粉자는 쌀 등 곡물의 ‘가루’(flour)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쌀 미’(米)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分(나눌 분)은 의미와 발음을 겸하는 요소다. 후에 ‘(잘게) 부수다’(break) ‘빻다’(crush up)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紅자는 ‘붉은 비단’(red silk)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실 사’(糸)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工(장인 공)이 발음요소였음은 虹(무지개 홍)과 妅(여자 이름 홍) 등도 마찬가지다. 후에 ‘붉다’(red)는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粉紅(분:홍)은 ‘가루[粉] 같은 흰빛이 섞인 붉은[紅] 빛깔’을 이른다. 분홍색(粉紅色)의 준말이다.
맨 앞 문제의 답이 들어 있는 명언을 소개해 본다. 중국 역대 최대 베스트 소설인 ‘홍루몽’(紅樓夢)에 나오는 말이다. 소문나서 본인에게 좋을 일보다는 부담될 게 더 많을 것 같다.
“사람은 소문 날까 걱정하고, 돼지는 살이 찔까 걱정한다.”
人怕出名, 인파출명
猪怕壯. 저파장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고품격 한국어> 저자.(jeonkj@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