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오타니의 ‘가장 위대했던’ 시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0-03 11:51:37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오타니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 50도루를 달성해 ‘50-50 클럽’ 창시자가 된 오타니 쇼헤이가 위대했던 2024년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의 최종 성적은 54홈런, 59도루에 타율 0.310, 1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1.036, 411루타. 입이 딱 벌어질만한 어마어마한 성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올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오랫동안 함께 했던 통역사로부터 1,600만 달러 사기를 당하는 등 힘든 시기를 겪은 가운데 이런 성적을 거뒀다는 사실이다.

121년에 달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오타니 이전까지 한 시즌에 동시에 40개 이상의 홈런과 40개 이상 도루를 기록했던 선수는 단 5명. 그런데 오타니는 40-40을 넘어 단숨에 50-50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에 50개 이상 홈런 혹은 50도루 이상을 기록했던 선수는 많았다. 하지만 이것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홈런과 도루는 전혀 다른 기량과 조건을 요구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슬러거들에게는 엄청난 파워와 근육이 있어야 하는 반면 빠른 발과 주루센스가 필요한 ‘대도’들에게는 슬러거들과는 완전히 다른 체형이 요구된다.

오타니가 6타수6안타에 3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50-50의 대기록을 수립한 지난 9월19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는 흥분한 목소리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시즌의 가장 위대한 단일 경기”라고 외쳐댔다. 한 칼럼니스트는 오타니의 위업을 “달 착륙에 맞먹는 업적”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런데 타자로만 뛴 오타니의 위대했던 시즌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자주 깜빡한 것은 그가 대단히 뛰어난 투수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그는 2년 전 LA 에인절스 시절 사이영상 투표에서 4위를 차지했던 투수이다. 현대 프로야구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온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를 그래서 ‘칼 두 자루를 동시에 사용한다’는 뜻의 이도류(二刀流)라 불러왔는데 올 시즌 도루 성공률 93.7%의 빠른 발까지 보여줬으니 이제는 ‘삼도류’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오타니는 두말할 나위 없이 야구계 최고의 수퍼스타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범접하기 힘든 그의 스타성과 인기를 실력과 성적만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야구전문가들과 팬들은 오타니의 진정한 스타성을 그의 인성과 성실함에서 찾는다.

오타니는 겸손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좋은 사람이 될 때 ‘운’ 역시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으며 이런 믿음을 최고 스타가 된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일찍부터 위대한 선수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를 철저히 실천해왔다. 저명한 작가이자 미시간 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교수인 브래드 스털버그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오타니의 놀라운 성취는 우리에게도 영감을 안겨준다”고 평가했다.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지만 불성실함과 나쁜 인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스타들이 넘쳐나는 스포츠계에서 오타니의 안티 팬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그의 이런 태도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한인들 또한 오타니가 역사적 성취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한마음으로 기뻐하고 응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오타니 앞에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플레이오프가 기다리고 있다. 다저스는 오는 5일 디비전 시리즈를 시작한다. 오타니의 가을야구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까지 이어진다면 ‘가장 위대했던’ 그의 2024년 시즌의 더할 나위 없는 피날레가 될 것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날 연기생활을 함께 했던 이순재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머나먼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는 나는 고인의 명복이나 빌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향수

정지용 시인​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질화로에 재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샬럿에 사는 친구가 보낸 소포가 도착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공기 포장지로 꽁꽁 싸맨 유리병 속 생강 레몬차, 일회용 팩에 담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 파트 D는 처방약 보험으로, 오리지널 메디케어 가입자나 일부 어드밴티지 플랜 이용자가 별도로 가입해 약값을 보장받는 제도다. 그러나 약값은 플랜에 따라

[애틀랜타 칼럼] 내 탓이라고 말하라

이용희 목사 우리가 일을 하다가 어떤 실수를 저질렸을 때 간혹 구실을 들어 변명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어떤 관용이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2026년부터 자선기부 공제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표준공제를 적용하는 납세자도 일정 한도 내 현금 기부에 대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법률칼럼] 영주권·비자 거절이 곧바로 추방 절차가 되는 시대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들어 USCIS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영주권이나 비자 신청이 거절되더라도 일정 기간 재신청을 고민하거나, 자진 출국을 준비할 수 있는

[행복한 아침]   안녕 11월이여

김 정자(시인 수필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품고 있는 11월 끝자락이다. 가을이라 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고 겨울이라 하기에는 어찌 이른 듯, 가을과 겨울이 맞

[한방 건강 칼럼]  테니스 엘보(Tennis Elbow)의 한방치료
[한방 건강 칼럼] 테니스 엘보(Tennis Elbow)의 한방치료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몇 주 전부터 오른쪽 바깥쪽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왜 그럴까요?A:  팔꿈치에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팔꿈치 바깥쪽이

[신앙칼럼] 삶의 핵심(The Core Of Life, 마가복음Mark 8:27-30)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 질문은 추수감사절,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는 현하, 감사와 성탄의 주인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직접 하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