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도움 요청 전화
출동 경관이 가슴에 쏴
뉴저지판 ‘양용씨 사건’
정신건강 문제로 가족이 도움 요청 전화를 했다가 출동한 경찰의 총격에 한인 양용씨가 사망한 사건에 이어 또 다시 한인 여성이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8일 뉴저지주 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25분께 뉴욕 근교의 한인 밀집 도시인 포트리(Fort Lee)의 메인스트릿 소재 피나클 아파트 단지에서 정신건강 위기 대응을 위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집 안에 있던 한 여성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슴에 총을 맞은 이 여성은 긴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총격 발생 30여분 만에 결국 사망했으며, 현지 폭스뉴스 보도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숨진 여성은 20대의 젊은 한인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 검찰에 따르면 당시 911로 “자신의 남매가 정신건강 문제가 있어 병원에 가야 한다. 칼을 들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피나클 아파트 단지로 출동한 경관들 중 1명이 아파트 건물 복도에서 신고자와 대화를 나눴고, 이후 해당 아파트 유닛의 문을 두드렸다. 해당 아파트 유닛에는 신고자의 남매로 여겨지는 여성과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등 2명이 있었다. 이들 여성은 경찰에 들어오지 말라며 문을 닫았고, 이에 경찰은 계속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다른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이후 또 다른 경찰이 도착하자 경관들은 문을 부수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이에 여성이 다가오자 한 경찰이 여성의 가슴에 총 한발을 쐈다고 주 검찰은 밝혔다. 총상을 입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전 1시58분께 사망했다.
주 검찰은 경찰이 현장에서 칼을 회수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의 총격 당시 사망한 한인 여성이 칼을 들고 있었는지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등이 불분명하고 경찰이 총격을 해야 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경찰의 과잉 대응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목격자는 “여성들이 문을 닫은 뒤 약 15분 후에 경찰이 문을 발로 차서 부셨다. 아파트 문이 열리자마자 총소리가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경찰이 너무 과한 대응을 한 듯 하다. 만약 칼을 들고 있었다면 테이저건을 사용하거나 여성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정신건강 관련 911 신고 대응을 위해 법 집행관과 정신건강 및 위기 전문가가 공조하는 ‘어라이브 투게더’라는 대응 프로그램이 뉴저지 전역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포트리 타운은 참여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