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엘리트 학원
첫광고

"우울증의 씨앗 '외로움', 뇌용적 줄이고 치매 앞당긴다"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4-06-13 09:17:37

노년기 기억력 저하 막으려면, 우울 증상부터 치료해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785명 뇌MRI 분석 결과…"'외로움의 전염병' 막는 최선책은 사회적 지지 강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노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통계를 보면 2021년 기준 전체 우울증 환자의 35.69%가 60대 이상이었다. 이는 4년 전보다 11%가량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 중 독거인 비율이 20%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노년기 우울증이 무서운 건 치매나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할 위험을 크게 높이기 때문이다. 치매는 아직 입증된 치료법이 없어 발병 전에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노인 우울증의 상당수가 외로움이 그 '씨앗'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서는 외로움이 우울증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사망률도 증가시키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또 외로움이 직접적으로 치매와 인지장애의 위험을 높이는 데 관여한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에서 '국가 주치의'(America's Doctor)로 불리며 공중보건위생국장을 지낸 비벡 머시(Vivek H. Murthy) 박사는 2021년 논문에서 '외로움의 전염병'(Epidemic of Loneliness)이라는 표현을 써 노년기 외로움이 만들어내는 여러 질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외로움을 긴급한 세계 보건 위협으로 규정하고,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 국제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이런 외로움이 인지장애와 실행능력 저하를 부를 뿐 아니라 뇌 특정 부위의 용적을 감소시킨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연세대 원주의대 예방의학교실 고상백 교수 연구팀은 2020~2022년 '아리랑 코호트(역학연구)'에 참여한 55~79세 785명(남 292명, 여 49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들의 외로움과 우울증 정도에 따른 시공간 감각과 실행기능(일의 순서를 계획하고 순서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비교했다.

이 결과 외로움을 경험한 그룹에서 인지장애가 발생할 위험은 외로움을 겪지 않은 그룹에 견줘 최대 3.1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우울증은 같은 비교 조건에서 최대 2.8배의 위험도를 보였다.

또한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시공간 감각과 실행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각각 1.6배, 2.0배 높았다.

특히 외로움을 경험한 그룹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분석에서 뇌 전두엽 백질 부위의 용적이 감소하는 연관성도 확인됐다.

전두엽은 기획, 문제 해결, 판단, 실행 등 주요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뇌 부위로, 뇌 속 신경세포 간 정보전달 역할을 하는 백질과 연결돼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외로움에 따른 전두엽 백질 부위의 용적이 마이너스(-) 상관계수(왼쪽 -1.24, 오른쪽 -1.16)를 보였다.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라는 건 '외로움이 심할수록 전두엽 백질의 용적이 더 작아졌다'는 의미다.

외로움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지속적인 사회 활동이 사회적 보상 회로를 자극해 전두엽 기능을 보존하는 반면, 외로움이 심한 사람들은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의 퇴행 및 염증, 세포 독성 반응 등이 가속화됨으로써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추론이다.

 

고상백 교수는 "외로움은 기본적인 인지기능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것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노년기 외로움이 우울증과 인지장애, 치매로 이어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의학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람들 간의 소통과 공감을 높이는 '사회적 지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경제적 지표는 높은 수준이지만, 사회적 지표 및 환경적 지표는 매우 부족하다. 이 중에서도 사회적 지지를 보여주는 사회관계망은 50세 이상 고령층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 교수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 노인 질환이 사회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노년기 치매 등으로 인한 삶의 질 악화를 예방하려면 외로움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지지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서 사회적 지지를 보여주는 사회관계망은 50세 이상 고령층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상백 교수 제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서 사회적 지지를 보여주는 사회관계망은 50세 이상 고령층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상백 교수 제공]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학기말, 공부 습관 익힐 기회… 시간관리 능력 배양이 핵심
학기말, 공부 습관 익힐 기회… 시간관리 능력 배양이 핵심

겨울 방학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이 코앞이다. 학업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학기말을 앞둔 고등학생들은 그럴 수 없는 시기다. 겨울 방학을 앞둔 마지막 주

연말,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가중돼
연말,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가중돼

"야외에서 알콜 섭취 삼가"스트레스로 응급상황 높아져 연말 기간 동안에는 평소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미국심장학회는 12월 말 동안 심장마비와 뇌졸중이 발생하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 웹툰으로 먼저 만난다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 웹툰으로 먼저 만난다

같은 웹소설 원작으로 동일 세계관 공유…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연재 웹툰 '홈, 비터 홈 모텔 캘리포니아'(좌)와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카카오엔터 제공 내년 1월 20일 방송

아씨마켓, 한국 직수입 상품 모음전
아씨마켓, 한국 직수입 상품 모음전

엄선 최신 상품 100여종 한 자리에 아씨마켓이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한국 직수입 상품 모음전을 연다. 이번 행사는 아씨마켓 전환 이후 야심차게 준비된 행사로, 동남부와 애틀랜타

둘루스 도로 시속 120마일로…오토바이 운전자 수감
둘루스 도로 시속 120마일로…오토바이 운전자 수감

과속 중 수 차례 경찰 피해 도주 둘루스 경찰은 몇 주 동안 시속 100마일 이상으로 도심을 질주하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19일 체포했다.경찰은 22세 오토바이 운전자 알렉산더 데

샌디스프링스, 젊고 부유한 도시 전국 6위
샌디스프링스, 젊고 부유한 도시 전국 6위

고뱅킹레이츠 평가…MA캠브리지 1위 샌디스프링스가 젊고 부유한 층이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됐다.인터넷 금융 사이트인  고뱅킹레이츠(GOBankingRates)는 20일 젊고 부유한

에모리병원, 미 최초 새 심장펌프장치 이식 성공
에모리병원, 미 최초 새 심장펌프장치 이식 성공

30대초반 여성 환자 상대로  임상시험 ‘브리오VAD’ 이식  에모리대학 병원이 미 전국에서 최초로 새로운  심장펌프장치 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이 대학병원 흉부외과 과장

6개월 이내 퇴사 예정률 높은 직업은?
6개월 이내 퇴사 예정률 높은 직업은?

의료·교육 분야 퇴사 예정률 높아약국·제조업 등 채용 공고율 감소 의료와 교육 등의 특정 분야에서 근로자들이 향후 6개월 이내에 퇴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페이스케일이

촉망받던 아시안 부동산 중개인 교통사고 사망
촉망받던 아시안 부동산 중개인 교통사고 사망

아시안부동산협회 애틀랜타지부장15일 미성년 음주차량과 충돌사고 아시안부동산협회(AREAA) 애틀랜타지부 회장으로 재임 중인 중국계 지미 창 중개인이 지난 주말음주운전자가 모는 차량

골프장서 번개 맞아 사망…가족, 골프장 상대 소송
골프장서 번개 맞아 사망…가족, 골프장 상대 소송

"간단한 예방조치도 안해" 주장 골프장에서 번개를 맞아 사망한 20대 남성의 부모가 골프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사건은 지난해 9월 일어났다. 당시 결혼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