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오르는 집값만 문제가 아니다. 나날이 치솟는 주택 보험료에 수많은 주택 소유주가 울상이다. 주택을 구입하기 전 예상되는 주택 보험료를 먼저 확인하는 바이어가 늘고 있고 보험료가 너무 높으면 구입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주택 보험료는 올해도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으로 주택 소유주들의 적절한 대처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기다. 주택 보험료가 오르는 원인과 대비책 등을 알아본다.
높은 보험료에 주택 구입 포기사례도 많아
상품 비교·묶음 가입 등 낮출 방법 찾아야
◇ 자연재해&인플레이션
보험료 비교 사이트 ‘인슈러파이’(Inssurify)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 중 약 30%가 주택 보험료 인상에 매우 불안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업체 게런티드 레이트 인슈어런스의 조사에서는 지난해 주택 보험료가 평균 19%(보험당 273달러)나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평균 1,108달러였던 연평균 주택 보험료는 2023년 1,723달러로 55%나 급등했고 올해 자연재해 다발 주의 경우 보험료가 23% 더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 보험료가 오르는 주요 원인은 인플레이션과 자연재해 빈발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주택 수리비, 자재비, 건축비, 인건비 등이 상승해 주택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이상 기후로 빈발하는 자연재해는 주택 보험료가 오르는 원인이다. 자연재해는 발생 횟수가 갈수록 늘 뿐만 아니라 피해 규모도 커져 보험 업계에 막대한 손실을 안기고 있다.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지난해 피해 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인 자연재해가 무려 28건이나 발생했다. 국립 기상청에 따르면 2022년은 토네이도 발생 횟수가 가장 많았던 해다.
◇ 플로리다, 연 보험료 10,996달러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주에서 주택 보험료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아칸소,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 등 허리케인 다발 주에서의 주택 보험료 급등 현상이 뚜렷하다. 가주, 콜로라도, 네브래스카 등 산불 위험이 큰 주와 캔자스, 네브래스카, 텍사스 등 토네이도 다발 주의 주택 소유주들도 치솟는 주택 보험료에 부심 중이다. 인슈러파이에 따르면 주택 보험료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는 플로리다다. 플로리다주 평균 주택 보험료는 연간 1만 996달러로 올해 7% 추가 인상까지 전망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연평균 주택 보험료가 약 6,354달러로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23%의 인상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 비싸도 가입해야 안전
최근 치솟는 보험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가입을 포기하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 ‘보험정보연구원’(III)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보험에 가입한 주택 소유주는 전체 중 약 88%로 불과 몇 년 전의 95%에 비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보험 가입은 의무 규정은 아니다. 하지만 주택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 따르는 불이익이 많기 때문에 저렴한 방법을 찾아서라도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음은 주택 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이유들이다. ▶주택 보험을 취소했다가 대출 은행에 의해 주택이 압류될 수도 있다. 주택 소유주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법 규정은 없다. 그러나 모기지 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주는 대출 은행 규정상 반드시 주택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모기지 대출을 낀 주택 소유주가 비싼 보험료로 주택 보험 가입을 포기했다가 대출 은행이 이 사실을 발견하면 최악의 경우 주택 압류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집을 방문한 손님이 사고로 부상을 당하면 주택 소유주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주택 보험에 가입했다면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주택 소유주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느슨한 계단 난간, 수영장 안전장치 결함 등에 따른 사고는 대부분 주택 소유주의 책임이다. 주택 보험 대부분 이들 사고에 대한 치료비 등을 보상한다. ▶주택 보험에 가입하는 가장 큰 목적이 바로 수리비 보상이다. 주택에 결함이 발생했을 때 발생하는 수리비, 재건축비, 또는 공사 기간 숙박비 등을 주택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주택에 결함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물론 우박, 번개, 심지어 비행기나 운석 추락에 의한 피해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 자기 부담금 높이기
‘자기 부담금’(Deductible)을 높이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보험료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높은 자기 부담금을 선택하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2019년과 2023년 사이 5,000달러~1만 달러의 높은 자기 부담금을 선택한 주택 소유주는 49%나 증가한 반면 자기 부담금 500~2,500달러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여러 회사 비교
온라인 금융 정보 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이 시카고 지역 보험 회사 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험사 간 보험료가 무려 약 121%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주에서도 보험 회사 3곳에 제시하는 보험료 간 차이는 무려 약 67%나 됐다. 따라서 여러 보험 회사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보험 전문가들에 따르면 각 보험 회사별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제시하는 보험료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
◇ 묶음 가입
한 회사를 통해 다른 보험과 함께 가입할 때 할인을 제공하는 보험회사가 대부분이다. ‘보험정보협회’(III)에 따르면 두 보험을 묶어서 가입할 경우 보험 회사별로 제공하는 할인율은 약 5~15%에 달한다. 예를 들어 차량 보험이나 기타 보험 갱신 시기가 다가오면 보험 회사에 연락해 묵음 가입에 따른 할인을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한 회사 보험을 장기간 가입하고 있는 경우에도 장기 고객 할인을 제공하는 회사가 많다. III에 따르면 일부 보험 회사는 3~5년 이상 가입 고객에게는 약 5% 할인, 5년 이상 가입 고객에게는 10% 할인을 제공하는 회사가 많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