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고대의대 공동 연구
스타틴 사용과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 분석
고지혈증약의 대명사격인 ‘스타틴’이 미세먼지 노출과 관련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김규웅 국립암센터 책임연구원, 정석송 고대의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가대기환경정보관리시스템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타틴 복용이 미세먼지에 노출된 고령인구의 심뇌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상지질혈증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가 증가하거나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다.
스타틴은 이런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와 이에 따른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다. 다만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대한 그 효과는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노출 데이터와 연계된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60세 이상 성인 122만9,414명을 2016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총 6년간 추적 관찰했다.
처방 일수 90일을 기준으로 스타틴 처방 그룹과 비처방 그룹(미처방 또는 90일 미만 처방)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50µg/m3)와 초미세먼지(>25µg/m3)에 노출됐던 고령층 가운데 스타틴을 처방 그룹은 비처방 그룹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20%, 1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 낮은 수준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노출에 대해서도 스타틴 처방 그룹은 비슷한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스타틴 사용량을 총 처방일 수와 일일규정 용량으로 정의한 분석결과에서도 일관된 경향성이 확인됐다. 고령 인구에서 스타틴 처방 효과는 미세먼지 노출 수준에 관계없이 유의미하게 뇌졸중 발병 위험을 낮췄으며, 스타틴 처방 용량에 비례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박 교수는 “스타틴 사용은 전문의료진이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저질환, 약물 복용 이력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심혈관질환 예방 전략 수립과 공중 보건 정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