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신자 절반 넘고 공화당 지지율 조금 높아
가톨릭은 미국 내 최대 종교 그룹 중 하나다. 미국 내 단일 개신교단 중 가톨릭보다 많은 교인을 보유한 교단은 없다. ‘바티칸 교회 통계 연보’(Vatican’s Statistical Yearbook of the Church)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 신자 수는 브라질, 멕시코, 필리핀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미국 종교계 및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 가톨릭 신자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을까?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가톨릭 신자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 성인 5명 중 1명 가톨릭 신자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 성인 중 약 20%가 가톨릭 신자라고 밝혔다. 미국 내 성인 가톨릭 신자 비율은 2007년 24%를 기록한 뒤 이후 지난해까지 큰 변동 없이 20%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미국 성인 인구가 약 2억 6,20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 내 성인 가톨릭 신자는 약 5,200만 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
▲ 백인 신자 57%로 다수
미국 성인 가톨릭 신자 중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7%로 여전히 다수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는 2007년 이후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07년 65%였던 백인 가톨릭 신자 비율은 지난해 약 8%포인트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히스패닉 성인 가톨릭 신자 비율은 29%에서 33%로 약 4%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 증가세와 궤를 같이한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아시안 성인 가톨릭 신자 비율도 2%에서 4%로 소폭 증가했다. 흑인 성인(비 히스패닉계) 가톨릭 신자 비율은 2%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 백인 가톨릭 신자 고령화
성인 가톨릭 신자 10명 중 6명(58%)이 50세 이상으로 가톨릭계 역시 젊은 세대의 탈종교화 현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종별 연령대는 조금 다른 트렌드를 보였다. 백인 가톨릭 신자 10명 중 7명(68%)이 50세 이상인 반면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 중 50세 이상인 비율은 4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18~29세 젊은 가톨릭 신자 비율도 히스패닉이 21%로 백인(13%)보다 높았다.
▲ 남서부에 거주 비율 높아
미국 성인 가톨릭 신자의 남부와 서부 거주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남부에 거주하는 가톨릭 신자 비율이 38%로 가장 높았고 서부 거주 신자는 24%였다. 이어 중서부 21%, 북동부는 17%의 비율을 보였다. 서부(12%)를 제외한 백인 가톨릭 신자의 비율은 전국적으로 고른 반면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의 경우 서부(39%)와 남부(35%) 거부 비율이 매우 높았다. 아시안 가톨릭 신자의 서부에서 높은 거주 비율을 보였다.
▲ 3명 중 1명만 매주 미사 참석
여론 조사기관 갤럽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톨릭 신자의 미사 출석률이 지난 20년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센터의 조사에서도 가톨릭 신자의 미사 출석률이 개신교에 비해 낮은 비율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매주 미사에 참석한다는 성인 가톨릭 신자는 3명 중 1명(28%)에 그쳤다.
이에 비해 매일 기도하는 신자는 약 52%, 삶에 있어서 종교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비율은 약 46%였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실천하는 가톨릭 신자 비율은 20%로 더 낮았다. 반면 매주 예배에 출석한다는 개신교인 비율은 약 40%로 가톨릭 신자 비율을 크게 앞질렀다. 또 개신교인 중 매일 기도하는 교인(67%), 종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교인(66%) 비율도 가톨릭 신자에 비해 훨씬 높았다.
▲ 공화당 지지 비율 조금 높아
미국 성인 가톨릭 신자 과반수 이상이 공화당 지지 정치 성향을 보인 반면 인종별 구분에서는 확연히 다른 정치 성향이 나타났다. 가톨릭 등록 유권자 중 약 52%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민주당 지지 신자는 44%였다. 백인 가톨릭 신자 중 공화당 지지 성향은 61%였고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 중에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60%로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정치 성향은 선거때마다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2022년 중간 선거에서 가톨릭 신자 중 56%가 공화당 후보에 투표했고 민주당 후보를 찍은 신자는 43%였다. 2020년 대통령 선거의 경우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조 바이든 후보에 투표한 가톨릭 신자는 각각 49%와 50%로 박빙이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