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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병 오명 결핵…이젠 치매위험 높이는 '선진국병'"

글로벌뉴스 | 사회 | 2024-04-02 08:25:42

"후진국병, 선진국병, 결핵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한국, OECD 결핵 발생·사망률 2·4위

"공중위생 잘 지킬수록 결핵 위험 낮아"

전세계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결핵으로 인한 발생률(A)과 사망률(B) [질병간리청 논문 발췌]
전세계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결핵으로 인한 발생률(A)과 사망률(B) [질병간리청 논문 발췌]

 

한때 '망국의 병'으로 불렸던 결핵. 요즘은 이런 결핵을 가난할 때나 있었던 질병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크게 다르다. 아직도 결핵은 전 세계에서 한해 1천60만명의 감염 환자를 발생시키고, 13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결핵 후진국'에 속한다.

질병관리청이 '주간 건강과 질병' 최근호에 발표한 보고서(2022년 국제 결핵 발생 현황 고찰)를 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39명으로 분석 대상 219개국 중 공동 107위를 기록했다.

또 결핵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8명으로 북한을 제외한 218개국 중 107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으로 비교 대상을 좁혀보면,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은 각각 2위, 4위로 올라간다.

문제는 국내에서 결핵 발생률보다 사망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WHO가 2025년을 기한으로 제시한 '2015년 대비 발생률 50% 감소, 사망률 75% 감소' 목표치에 대입해보면, 국내 결핵 발생률은 2022년에 이미 50.6%가 줄어들어 목표를 달성한 데 비해 결핵 사망률은 같은 기간 25.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질병청은 이 추세대로라면 WHO의 사망률 감소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WHO가 제정한 '세계 결핵의 날'(매년 3월 24일)을 맞아 결핵의 감염 경로와 증상, 위험성, 예방·치료법을 알아본다.

 

◇ 결핵균 감염 10명 중 9명 '잠복결핵'…"조기에 발견·치료해야"

결핵은 폐를 비롯한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핵균은 주로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데, 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결핵균이 포함된 전염성 입자가 공기 중으로 배출돼 떠돌다가 다른 사람의 호흡과 함께 폐에 들어가 증식함으로써 감염이 이뤄진다.

보통 흉부 X선 검사에서 결핵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이면 가래를 이용해 현미경 검사와 균 배양 검사, 유전자 검사로 진단한다.

결핵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치료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6개월에서 12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약물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제를 '규칙적으로, 정해진 기간에' 복용하는 것이다.

결핵 치료제를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결핵균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해 치료 성공률이 50~60%로 떨어지고 사망 위험 역시 커진다. 다제내성결핵의 경우 치료 기간만 2년 가까이 소요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결핵환자인 것은 아니다. 90%의 감염자는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결핵 발생의 위험 요인으로는 고령, 남성, 흡연, 영양실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만성 신부전, 악성 종양,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자가면역 질환 등이 꼽힌다.

이런 경우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될 위험은 최대 20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잠복결핵의 위험성은 평소에 전혀 문제가 없더라도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든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통계상 잠복결핵 감염자에서 환자가 되는 비율은 약 10% 정도로, 그중 절반은 1~2년 안에 발병하고, 나머지는 평생 중 언제든 면역력이 감소하는 때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잠복결핵을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한 명의 결핵 환자가 10명을 접촉하면 3명 정도가 잠복결핵 상태가 된다"며 "잠복결핵 상태에서는 1천명당 0.5명꼴로 2년 내 활동성 결핵 환자가 되지만, 나이가 많거나 특정 질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 결핵 위험이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 결핵, 치료 후에도 미래 건강에 영향…"혈관성 치매 위험 3.3배"

결핵균은 매우 천천히 증식하면서 우리 몸의 영양분을 소모하고 조직과 장기를 파괴한다.

이 때문에 결핵을 앓는 환자의 상당수는 기운이 없고 입맛이 없어지며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미열이 있거나 잠잘 때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결핵균이 침범한 장기에 따라서도 증상이 구별된다.

신장 결핵이면 혈뇨와 배뇨 곤란, 빈뇨 등의 방광염 증상이 나타나고, 척추 결핵이면 허리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폐결핵의 경우 기침과 객담 등의 증상이 흔하지만, 무증상도 많은 편이다.

일산백병원·한림대성심병원·동국대일산병원 공동 연구팀이 폐결핵 환자 4천636명을 분석해 국제학술지(Frontiers in Public Health)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37.1%가 무증상이었고 증상은 기침·가래, 호흡곤란, 흉통, 토혈, 발열, 체중감소 등의 순으로 많았다. 무증상은 상대적으로 젊고, 체중이 더 많이 나가는 사람에게서 많은 특징도 관찰됐다.

결핵 중 가장 위험한 것은 결핵성 수막염과 급성 속립성(혹은 좁쌀) 결핵이다.

주로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결핵성 수막염은 두통, 구토, 발열, 의식 혼탁, 경련, 혼수상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속립성 결핵은 다량의 결핵균이 혈액 속에 퍼졌을 때 일어나는데, 증상은 패혈증과 비슷하다.

다만 결핵 초기에는 기침 이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방치한다. 그러나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결핵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연구에서는 결핵이 치매 발병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이 치료 후 생존자의 미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양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한림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감염·공중보건'(Journal of infection and public health)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50세 이상 결핵 환자(5만182명)와 같은 수의 건강한 대조군을 대상으로 평균 3.5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결핵 환자에게서 1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성 치매는 결핵과 더 큰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결핵 환자의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이 대조군에 견줘 48%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결핵 중에서도 중추신경계 결핵인 경우 혈관성 치매에 걸릴 위험은 대조군의 330%에 달했다.

연구팀은 결핵에서 비롯된 전신 염증이 알츠하이머 발생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침착과 뇌혈관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 "호흡기 증상 땐 마스크 착용하고, 손씻기 등 위생수칙 잘 지켜야"

결핵은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염성 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도록 함으로써 전파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아울러 반드시 생후 1개월 이내에 결핵예방접종(BCG)을 받아 소아 결핵을 예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후 1개월 이내 모든 신생아에게 BCG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BCG를 접종받으면 결핵 발병률이 약 20%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손 씻기만 잘해도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선대 의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아시아태평양 공중보건 저널'(Asia Pacific Journal of Public Health)에 발표한 논문(2018년)에 따르면, 201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손 씻기와 결핵 발생률 및 사망률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

이 연구에서 결핵 발생률과 식사 전 손 씻기의 상관계수는 -0.17이었다. 또 화장실 사용 후 손 씻기는 -0.58, 외출 후 손 씻기는 -0.41, 비누나 손 세정제로 손 씻기는 -0.64의 상관계수를 기록했다.

손 씻기와 결핵 사망률 사이에도 이와 비슷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 외출 후, 비누나 손 세정제를 이용한 손 세척과 결핵 사망률의 상관계수는 각각 -0.12, -0.50, -0.41, -0.61이었다.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라는 건 손을 씻을수록 발생률과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결핵이 공기로 전파되는 특징으로 볼 때 청결한 손 위생 상태가 결핵 자체를 예방했다기보다는, 손 씻기 실천이 다른 좋은 위생 습관이나 건강 행동을 길들이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예컨대 손 세척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호흡기 위생이나 기침 예절의 준수 수준이 높고, 공공장소 내 마스크 착용과도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주상 교수는 "결핵 환자와 접촉한 가족이나 주변인은 결핵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만큼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진단 전까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 결핵균이 공기 중에 퍼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전염력이 있는 결핵 환자와 밀접 접촉을 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보건소 등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무료로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질병간리청 논문 발췌]
[질병간리청 논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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