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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 헉헉댄다”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4-03-07 18:27:50

대동맥판막협착증,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대동맥판막협착증, 2년 이내 50%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 헉헉댄다.” “가슴이 답답하다.” “어지럽다가 실신하기도 한다.” 최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급격히 늘고 있는‘대동맥판막협착증’의 대표적인 3대 증상이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진행되면 2년 이내 50%가 사망할 정도로 예후(치료 경과)가 매우 좋지 않은 심장 질환이다.

국내 인구의 1%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환자도 점점 늘고 있다. 환자 10명 중 9명은 60대 이상으로 고령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80세 이상에서는 10명 1명 꼴로 발생한다. 이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11년 5,573명 2021년 1만8,775명으로 10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2개월 이내 조기 수술하는 것이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Shutterstock>
대동맥판막협착증은 2개월 이내 조기 수술하는 것이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Shutterstock>

 

 

 

 

■오래 사용해 고장 난 ‘심장 밸브’

심장은 2개 심방과 2개 심실로 이뤄져 있어 4기통 엔진처럼 온몸에 피를 공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심장의 4개 판막(대동맥판막, 폐동맥판막, 삼천판막, 승모판막)은 심장의 큰 조력자다. 판막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면서 심장이 내뿜는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잘 흐르도록 통제하는 밸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심장에 있는 4개 방 가운데 마지막 방인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피가 온몸으로 나가는 곳에 자리 잡은 문이 바로 ‘대동맥판막’이다. 대동맥판막은 심장 출구인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동맥판막이 다양한 원인으로 딱딱해지고 좁아지면서 혈액이 잘 나가지 못하면 ‘대동맥판막협착증(aoric stenosis)’이 발생한다.

3대 증상은 ▲흉통 ▲호흡곤란 ▲실신 등이다. 하지만 협착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 대부분이 건강검진이나 다른 증상으로 병원에서 청진을 하던 중 심장에서 잡음이 들려 진단된다. 협착이 심해지면 호흡곤란, 실신,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문동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이런 증상은 나이 들면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 여기기 쉽지만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중증이면 2년 이내 사망할 가능성이 50%나 될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했다.

평소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다거나 ▲숨차서 똑바로 누워서 자기 어렵다거나 ▲움직일 때 특히 숨이 자주 차다면 심장판막 이상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특히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ㆍ당뇨병ㆍ흡연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동반했다면 대동맥판막협착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다. 부드러웠던 판막이 나이가 들면서 석회화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딱딱해지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소아청소년기에 앓았던 류마티스 열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류마티스성 판막 질환과 선천적으로 대동맥판막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이엽성 대동맥판막 등이 있다. 20~30대에서 판막 이상을 보이는 경우 선천성일 가능성이 크며, 류마티스성 판막 질환은 감소하는 추세다.

병 진단은 청진만으로도 충분히 1차 진단이 가능하다. 협착이 초기더라도 심장 잡음은 크게 들리기 때문에 심장 잡음을 구분할 수 있는 의사라면 청진으로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후 심장 초음파검사 등을 진행하며, 간혹 경계가 불분명하면 경식도 초음파검사나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판막 모양을 확인한다.

■SAVR 수술 혹은 TAVI 시술로 치료 가능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약물로는 치료할 수 없다. 기능이 떨어진 판막을 제거하고 새로운 판막으로 교체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판막 교체법은 가슴을 열어 문제가 된 판막을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인 ‘대동맥판막 치환술(Surgical Aortic Valve ReplacementㆍSAVR)’과 가슴을 열지 않고 동맥을 통해 심장으로 들어가 판막을 교체하는 시술인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ㆍTAVI)’이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수술이나 시술로 판막을 교체해야 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인 만큼, 환자 나이, 건강 상태 등을 토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치료법을 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젊고 근력이 좋으며 동반된 질환이 없다면 대동맥판막치환술을 받는다. 문제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 퇴행성 판막 질환이고, 대다수 환자가 고령으로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심장 기능 이상으로 수술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SAVR 수술은 흉골을 절개하고 ‘체외 순환기’라는 특수 장치를 연결한 후 심장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좁아진 판막을 제거하고 금속으로 제작된 기계 판막이나 생체 조직으로 만들어진 조직 판막으로 대체한다.

다만 가슴을 여는 개흉(開胸) 수술인 SAVR 수술은 고령 및 여러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수술 위험이 크거나 부적합할 때가 많다.

TAVI 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대퇴부 동맥을 따라 심장 대동맥까지 접근해 판막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사타구니 동맥을 통해 지름 5㎜의 얇은 관을 넣고, 그 관을 기존 판막이 위치한 심장의 대동맥까지 옮긴 뒤 그 자리에서 판막을 교체한다.

TAVI 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진행하므로 시술 시간이 1~2시간으로 짧고, 입원도 3~5일 정도에 불과해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또한 통증이 적고 고령 환자의 수술 부담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전신마취 위험성이 심한 폐 질환자나 고령인 등 수술 고위험군에게 효과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문동규 교수는 “실제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수술이 필요하지만 위험 때문에 수술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TAVI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문 교수는 “다만 TAVI 시술을 시행하려면 환자의 대퇴동맥 혈관이 좋아야 한다”며 “TAVI 시술은 대퇴부로 카테터를 넣어 대동맥판막으로 통과해야 하는데 동맥경화가 심하고 복부대동맥류 환자, 석회화가 심한 환자는 시술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 2011년 국내 도입된 TAVI 시술은 조건부 선별 급여에서 2022년 3월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80세 이상과 수술 고위험군은 중증 질환 산정 특례 적용을 받아 본인 부담금 5%(150만 원)만 부담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수술 연관 사망 예측률이 4~8%인 중간 위험도군은 50% 선별 급여(환자는1,500만 원 부담) ▲수술 사망 예측률 4% 미만인 저위험도군은 본인 부담 80%의 선별 급여(환자는 2,400만 원 부담)를 적용받는다.

강도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TAVI 시술은 가슴을 열고 시행하는 SAVR 수술을 시행하지 못하는 환자에게만 해당되는 차선책이 아닌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라며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해외 선진국들은 75세가 넘으면 TAVI 시술을 우선 고려하는데, 우리나라는 80세 이상으로 엄격히 제한해 80세가 되지 않으면 TAVI 시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강도윤 교수는 “3,000만 원에 가까운 TAVI 시술 도구 비용의 8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하므로 수술 위험도가 높은 가슴을 절개해 시행하는 SAVR 수술을 택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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