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루와 룸마

[시론] ‘증오정치’의 역습

지역뉴스 | | 2024-01-11 17:07:38

시론, 한영일, 서울경제 사회부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1월6일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존경받는 그를 기리기 위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DJ는 평화와 화해·통합의 정치 리더였다. 자신을 암살하려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물론 영화 ‘서울의 봄’으로 재차 회자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마저 품에 안았다. 

그의 담대한 행보는 개인적 소신도 있었겠지만 당시의 정세를 타개하기 위한 정치·정략적 계산도 깔려 있었음은 물론이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그저 딴 나라 얘기처럼 느껴지지만 말이다. 제1야당의 대표가 백주대낮에 목에 칼을 맞는 충격적인 사건을 접한 가운데 맞이하는 ‘DJ 100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저 자신과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고 살인 행위까지 서슴없이 감행하는 ‘정치 괴물’의 등장은 현재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대립·증오·편가르기 정치의 말로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압축판이다.

정치 테러가 벌어지자 정치권에서는 진영을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씨앗을 뿌린 정치권이 스스로 반성하는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타협을 거부하는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 그리고 이를 확대재생산해 가짜뉴스를 서슴지 않고 만들어내는 정치 유튜브, 이에 휘둘리는 극렬 지지자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60대 김 모 씨 역시 이 같은 환경에서 잉태됐다. 그는 평소 소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정치 얘기만 나오면 돌변하며 정치에 상당히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범행 도구를 직접 제작까지 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 김 씨는 4일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법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전혀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하고 경찰에 ‘반성문’이 아닌 ‘변명문’을 제출했다고 밝히는 등 시종일관 반성조차 없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당적이 국민의힘이냐, 민주당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본질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나와 정치 지향점이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척결’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결국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정치적 확증 편향이 불러온 비극이다.

국민의힘·민주당 내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지도부 또는 주류 세력은 그들과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탈당이 이어지고 있고 당 대표 출신들까지 뛰쳐나와 신당을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민주주주의 기본은 다양성이다. 그리고 이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과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다. 여기에서 타협이 나오고 공존과 공생이 시작된다.

이것이 정치다. 진영으로 나뉘어 싸울 땐 싸우더라도 어느 순간에서는 한 발짝 양보하고 대의를 향해 과감히 상대방과 손을 잡는 행위.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정치를 ‘타협의 예술’이라고도 표현한다.

정치권은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 나만 옳다는 그릇된 사고에 빠진 정치 괴물이 태어날 씨앗을 뿌리고 그 토양을 만든 원죄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반성문을 쓰는 자가 올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 ‘두 번째 생명’을 얻은 이 대표 역시 국민을 향한 첫 일성은 반성과 화합·용서의 목소리여야 한다.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

<한영일 서울경제 사회부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합법적 영주권자도 대규모 재심사 착수
합법적 영주권자도 대규모 재심사 착수

DHS 전담조직 신설과거 범죄·허위진술수천건 전면 재검토“영주권도 안심 못해”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합법적 영주권자에 대한 대규모 재심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

“외식·여행 포기… 연료비로만 수백억달러 더 지출”
“외식·여행 포기… 연료비로만 수백억달러 더 지출”

이미 450억달러 추가 부담연말까지 1,720억달러↑고유가에 가계 부담 가중물가 부담 저소득층 집중   미국 내 개솔린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은 수백억달러를 추가 지출하며 저축

취업 3, 4순위 또 다시 동결
취업 3, 4순위 또 다시 동결

6월 영주권문호 발표가족이민 1,3순위 동결2A순위는 5개월 진전   한인 대기자들이 몰려있는 취업이민 3순위와 4순위 영주권 문호가 또다시 동결되면서 한발 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앞두고 여행비용 ‘쇼크’
메모리얼데이 연휴 앞두고 여행비용 ‘쇼크’

항공료 등 여행비용 다 올라21~25일 황금연휴에도 ‘우울’ 저소득층은 휴가 꿈도 못꿔 할인 큰 ‘크루즈’ 대안 부상 <사진=Shutterstock>  메모리얼데이 연휴

H마트ㆍ샘표 협업… K-푸드 요리교실 실시
H마트ㆍ샘표 협업… K-푸드 요리교실 실시

오는 20일 온라인으로메뉴는 김밥과 계란국향후 다른 메뉴로 확대   샘표가 H마트와 협업, K-푸드 쿠킹 클래스를 오는 20일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샘표

“이민 신청서, 서명 하나 잘못하면 바로 기각”

서명 규정 대폭 강화 추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신청 절차에서 서명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서명 형식 오류만으로도 접수된 신청이 뒤늦게

박찬욱 칸 심사위원장 프랑스 최고 문화훈장
박찬욱 칸 심사위원장 프랑스 최고 문화훈장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인 박찬욱(사진·로이터) 감독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문화예술 공로 훈장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트린 페가르 프랑스 문화 장관

4월 소비자물가, 3년만에 최대 상승
4월 소비자물가, 3년만에 최대 상승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15일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

[이민법칼럼] 이민국 지문 날인

최근 이민국은 지문날인 관련 정책을 크게 변경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근 몇 년 내 지문날인 기록이 있으면 기존 기록을 재사용하여 새 지문 예약이 면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

자바시장서 짝퉁 명품 대량 유통… 1천만불 규모 압수
자바시장서 짝퉁 명품 대량 유통… 1천만불 규모 압수

LA 다운타운 급습단속샤넬·루이비통·코치 등위조 상품 무더기 적발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급습 단속에서 압수된 코치 등 명품 짝퉁 제품들. [LA 카운티 셰리프국 제공]  LA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