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감소·감세 등 영향
노령자·유족급여 등 기금
2032년 4분기 고갈되면
월 수령액 22%까지 삭감
연방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의 노령연금 재원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천만 명의 은퇴자와 근로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회보장 신탁기금이 오는 2032년 고갈될 경우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연금 수급액이 자동으로 약 22% 삭감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회보장 신탁기금 관리위원회는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노령·유족보험(OASI) 신탁기금이 2032년 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망보다 약 3개월 앞당겨진 것으로, 미국 최대 복지 프로그램의 재정 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보장제도는 현재 약 7,000만명의 미국인에게 은퇴연금, 장애연금, 유족연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 심화와 출산율 감소, 노동인구 성장 둔화로 인해 수입보다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사회보장제도가 구조적 적자 상태에 들어섰다고 지적해 왔다.
관리위원회는 신탁기금이 완전히 고갈되더라도 사회보장제도가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근로자들이 계속 납부하는 급여세 수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적립금이 바닥나면 현재 세수만으로는 예정된 급여의 약 78% 수준만 지급할 수 있어 사실상 모든 수급자가 일괄적인 급여 삭감을 경험하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탁기금 고갈 이후 연금 수급자는 평균적으로 매달 수백 달러의 소득 감소를 겪을 수 있다. 일부 분석에서는 은퇴자들이 월평균 약 500달러 수준의 급여 감소를 경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인구구조 변화가 가장 크게 지목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가 진행되는 반면 출생률은 장기간 하락하고 있다. 또한 순이민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도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연금 수급자 1명을 부양하기 위해 5명 이상의 근로자가 사회보장세를 납부했지만 현재는 약 3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앞으로 이 비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연금을 낼 사람보다 받은 사람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최근 통과된 일부 세제 및 사회보장 관련 법안도 기금 고갈 시점을 앞당긴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세금 감면 확대와 특정 계층의 사회보장 혜택 확대 조치가 장기적으로 신탁기금의 재정 부담을 키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이 실제로 연금 급여가 20% 이상 삭감되는 상황을 방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방 의회는 1983년에도 사회보장제도 재정 위기가 임박했을 때 세율 조정과 연금 수령 연령 상향 등을 통해 제도를 연장한 바 있다. 이번에도 세금 인상, 수급 연령 조정, 고소득층 과세 확대, 급여 산식 변경 등 다양한 개혁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근로자와 은퇴 예정자들이 사회보장연금에만 의존하지 말고 개인연금과 투자 자산을 함께 활용한 노후 준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신탁기금 고갈 우려만을 이유로 연금을 가장 빠른 수령 나이인 62세부터 조기 신청하는 것은 오히려 평생 수령액을 줄일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사회보장제도가 당장 붕괴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수년 안에 정치권이 근본적인 재정 개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예상보다 적은 연금을 받게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