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SAT와 ACT 시험은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일부 학생은 수주, 또는 수개월간 원하는 대학 진학에 충분한 점수를 받기 위해 시험 준비에 온갖 노력을 쏟는다. 그런데 이제 많은 대학이 대학 입학 표준 시험의 중요성을 낮게 여기고 대신 GPA와 에세이와 같은 다른 기준에 중점을 두는 추세다.‘페어테스트’(FairTest)로 알려진 비영리 단체‘전국 공정 및 개방 시험 센터’(NCFOT)에 따르면 지난해 약 1,750개에 달하는 4년제 대학이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 제출을‘선택 사항’(Test Optioinal) 또는‘무제출’(Test Blind)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표준 입학 시험 점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전환하는 추세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많은 학생이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되면서 더욱 확산했다.
대학 입학에서 SAT·ACT 점수가 얼마나 중요한가?
시험 점수 제출‘선택 사항’·‘무제출’대학 증가 추세
전문가, 한 번 정도 시험 치르고 점수에 따라 제출 결정
‘특정 학과 지원·타주’학생에게 점수 요구 대학 있어
미드웨스트 칼리지 컨설팅의 데이나 롤랜더 교육 전문가에 따르면 많은 대학이 가구 소득과 시험 점수 간 상관관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추세다. 롤랜더 전문가는 “저소득층과 취약층 가정의 학생은 시험 준비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학 입학 시험이 모든 배경의 학생들에게 평등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 선택적 제출 vs 무제출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변경한 정책은 애팔래치안 주립대(노스캐롤라이나), 코넬 대학교(뉴욕), 프린스턴 대학교(뉴저지), 시카고 주립대(일리노이) 등이 처음 시행했다. 입학 시험 점수 제출이 선택 사항인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은 점수 제출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대학 진학 상담 기관 ‘아이비 컨설팅’(Ivey Consulting)의 애나 아이비 대표는 “시험 점수가 높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선택적으로 시험 점수를 제출하는 옵션이 큰 혜택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비 대표는 “학업적으로 재능이 뛰어나지만 표준화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라며 “교육 분야에서는 이런 사례가 실제로 많이 있는데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프로파일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은 이들의 대학 진학에 큰 도움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입학 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하지 않거나 무제출 정책을 시행하는 대학은 드물다. UC 계열 대학과 로욜라 유니버시티 뉴올리언스(루이지애나), 워체스터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매사추세츠) 등의 대학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학은 학생이 SAT와 ACT 시험 점수를 제출하더라도 입학 사정 시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 제출이 선택 사항인 대학에 지원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점수 제출이 선택 사항인 대학이라도 특정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이나 타주 학생을 대상으로 점수 제출을 요구하는 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대학은 장학금 수혜 학생을 선정할 때 표준 입학 시험 점수를 고려한다. 아이비 대표는 “각 대학이 시험 점수 제출과 관련, 각기 다른 정책을 시행하기 때문에 각 대학의 입학 지침을 지원 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대학이 지원서를 검토하는 방법
롤랜더 교육 전문가는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가 지원 학생의 자격을 검증하는 중요한 수단인 것은 맞다”라며 “그러나 고등학교 성적이 시험 점수보다 더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지는 추세”라고 최근 변화한 대학 입학 환경을 설명했다. 일부 고등학교는 다양한 고난이도 수업을 제공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성적은 사례별로 평가된다. 따라서 AP나 IB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 고등학교를에 다닌 학생이라도 대학 지원 시 큰 불이익은 없다.
포괄적 입시 정책을 시행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은 과외 활동, 고난이도 수업, 추천서, 에세이 작성 등 다른 요소를 주의해서 준비해야 한다. 롤랜더 교육 전문가는 “SAT 점수로만 입학이 결정되는 경우는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 상담 기관 플렉스 칼리지 프렙의 댄 권 부대표는 대학 입학 절차에서 에세이 작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권 부대표는 “에세이를 통해 학생이 어떤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고 대학 환경에 적합한지 파악할 수 있다”라며 “입학 사정관은 대학 환경과 잘 어울리는 성숙도와 목표 및 비전을 지난 학생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 대학 입학 표준 시험을 치러야 하나?
대학 입학 전문가들은 적어도 한 번 이상 SAT나 ACT 시험을 볼 것을 권장한다. 시험 결과에 따라 점수 제출을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SAT와 ACT 시험은 실수로 답안을 잘못 기입했거나 시험을 마치지 못해 점수가 낮게 나온 경우 점수를 취소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저소득층 등 자격을 갖춘 일부 학생에게는 응시료와 대학 신청비가 면제된다.
SAT나 ACT 시험을 한 번 이상 치른 경우 일부 대학은 모든 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하기도 한다. 일부 대학은 이른바 ‘수퍼 스코어’(Super Score) 정책으로 학생의 시험 점수를 평가한다. 수퍼 스코어는 각 시험 항목의 최고 점수를 합산한 종합 점수를 의미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지원하려는 대학의 전년도 학번의 시험 점수 결과에서 25번째 백분위와 75번째 백분위 점수를 확인해 학생의 점수가 범위 또는 그 이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아이비 대표는 “학생의 점수가 범위 내 상위 또는 그 이상에 해당하면 시험 점수 제출이 도움이 된다”라며 “반대로 범위 내 하위 또는 그 이하에 속하면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점수 제출이 요구되지 않는다면 제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하는 대학에 지원하거나 점수가 도움이 될 경우에만 제출하라는 조언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