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 올 17명 집계, 연말 우울증 위험 높아
올들어 한인 자살 사건이 급증한 가운데 최근 17세 한인 청소년이 권총 자살을 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LA 카운티서 한인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한인 자살률이 인종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들뜬 연말을 맞아 오히려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며 가족 및 주변인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LA 카운티 검시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올해 17세의 청소년 장모 군이 자신의 주택에서 머리에 총격을 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9월29일 저녁에는 55세 여성 윤모씨가 역시 주택에서 끈으로 자신의 목을 매달아 질식으로 사망했다. 검시국은 보다 자세한 정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인 청소년 자살은 올해 처음이 아닌데, 지난 3월 명문 사립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5세 박모 양이 역시 머리에 총격을 가해 자살하고, 다음달인 4월 그의 아버지가 따라 자살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름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을 포함해 올해 현재까지 LA 카운티에서 총 19명의 한인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최근 지역 매체인 할리웃 LA 뉴스는 LA 카운티에서 한인 자살률이 인종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말을 맞아 가족 및 주변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의 최영화 한인 프로모터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들뜬 분위기가 조성되지만 모든 이들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타인과 비교, 과거의 경험, 특별한 상황 등 다양한 이유로 연말이 달갑지 않고 우울감이나 불만을 크게 느끼는 경우도 많다. 특히 한인들은 평소 정신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놔두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몇가지 팁을 전했다. 감정을 얘기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기분이 나아지는 데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물어보기, 당신이 옆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가르치려하지 않고 어떤 판단 없이 경청하기, 달라진 행동을 항상 주시하고 정기적으로 계속 확인하기,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침착함을 유지하기, 솔직하게 마음을 열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기, 그렇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격려하고 경청하기, 전문가에 도움을 청하도록 격려하고 연락할 때 같이 있어줄 수 있다고 제안하기, 희망적이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기, 자살이나 실패 등 단어 사용에 주의하기 등을 조언했다.
무엇보다 우울증, 불안증, 자살충동 등이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전문기관에 연락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전문 상담을 받으면 90%이상이 자살 시도나 생각을 멈추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LA 카운티 정신건강국 핫라인((800)854-7771, 한국어 6번), 코리아타운 정신건강센터((213)948-2980),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877)727-4747), 한인가정상담소((213)389-6755), 이웃케어클리닉((213)235-1210), 한인타운청소년회관((213)365-7400), 전국 자살방지 및 정신건강 핫라인(988) 등으로 연락하면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LA 카운티 정신건강국은 한국어 워크숍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5명 이상 사업체, 학교, 종교단체, 시니어 센터 등 기관이나 단체에 제공하며 신청 및 문의는 한국어 서비스 번호((213)523-9100)로 할 수 있다.
<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