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독자기고] 단풍의 아름다움과 아픔

지역뉴스 | | 2023-11-13 08:26:56

지천 (支泉 )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독자기고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지천 (支泉 )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단풍은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신비하고 화려한 서사시와 같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거나 멀리서 보면 더욱더 아름답고 황홀하다.  하지만 물든 나뭇잎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병색으로 얼룩진 채 나뭇가지에 매달려 신음하는 것 같아 애처롭기 그지없다. 왕성했던 청록의 생기와 패기가 무참하게 사라지고 끝나가는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너무나 가엾고 처절하다.

쓸데없는 상상일지 모르지만 말 못하는 동물과 식물들도 아픔과 괴로움이 있을 것이다. 수천 년간 이어져온 4 계절의 윤회와 변화에 대해 새삼스럽게 기뻐하고 슬퍼할 일은 아닐지라도 아름답게 수놓은 가을의 꽃 단풍의 실체인 잎들의 아픔과 고통을 보면 마냥 기쁘거나 좋을 수가 없다.  아름다움과 기쁨과 행복 그 이면에는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아픔과 괴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떨어진 나뭇잎들은 생명이 끝나버린 사체라 슬픔과 기쁨이 존재할 수가 없다. 그냥 뒹굴다가 흙이 될 시체들이다. 떨어져 있는 나뭇잎들을 마구 밟고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부관참시의 죄를 짓고 있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은 말과 글과 지식을 통해 미래를 향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지만 내일을 알 수가 없고 죽고사는 운명의 순간을 알 길이 없고 면제받을 방법이 없으며 불로장수할 수가 없다. 인생사도 가을이 다가오면 병든 나뭇잎 떨어지듯 생을 마감하고 쓸모없는 폐품이 돼 흙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하지만 모르는 것도 힘이 될 수도 있다.  내일 일을 모르기 때문에 사는 맛과 내일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솟아나고 또 모르기 때문에 알기 위한 욕망이 넘치게 된다.  

단풍은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고 과거와 추억과 미래는 알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기에 더욱 환상적이다. 옛날엔 달에는 금토끼 옥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는 신비의 천국이었지만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인해 전체를 알게 된 후 실망이 컸던 것 같이 미래와 천국과 지옥과 하늘나라도 알 수 없고 직접 보고 경험한 바 없기에 더욱더 아름답다. 그 때문에 삶에 대한 행복과 고민과 고통을 예측할 수 없는 모르는 곳을 찾고 펼치려는 꿈과 희망이 생기게 된 것이다. 아마도 그것을 부정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나는 한때 기독교 불교 유교 등을 수박 겉핥듯 넘나들면서 무신론을 주장하다 이제사 하나님을 믿게 됐다. 하지만 남보다 믿음이 굳건하지 못하고 하나님 말씀도 잘 따르지 못하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래도 열심히 성경말씀과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노력하며 산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그곳에 대한 꿈을 향해 열심히 살고 있다. 죽으면 육신은 폐품이 되고 말겠지만 그래도 하나님 말씀 따라 사노라면 희망과 미래가 있다. 하나님을 믿지 않고 알 길 없는 미래에 대한 꿈도 없는 사람들보다 믿는 사람들이 훨씬 더 행복할 것이다.  

이제 가을도 마지막 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아프고 슬픈 사연도 아름답고 행복하게 바꿔가며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자. 세월은 빠르고 허무하고 서글프다.  그리고 세상은 알면 알수록 어렵고 힘들다. 사람들의 마음과 욕심을 알 방법이 없고 부모 형제 남편과 아내와 자식들의 마음조차 알 길이 없다. 그 때문에 알 길 없는 인생의 숙명을 탓하지 말고 믿고 베풀고 사랑해야 될 것이다. 단풍이 아름답게 펼쳐진 찬란한 가을의 신비도 죽어가는 나뭇잎들의 처절한 몸부림 때문이란 사실을 깊이 헤아리면서 낮추고 비우는 심성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될 것이다. 꿈과 희망은 모르는 곳에 있고 행복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야 하는 것인 동시에 만들어야 되는 것이다. 아름답게 물들이고 떨어진 나뭇잎들의 일생을 헤아리면서 가을을 전송하면서 다시 맞이할 가을을 기다려야겠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소포 도둑’ 날뛴다… 집주인 사칭까지
‘소포 도둑’ 날뛴다… 집주인 사칭까지

연말 ‘현관 해적’ 경계령수취인 서명 방식이 안전 이번주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연말 할러데이 샤핑 시즌이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온라인 샤핑 배달 물품을 노린 이른바

자선 단체 작은 나눔, 네팔에 510대 휠체어 전달
자선 단체 작은 나눔, 네팔에 510대 휠체어 전달

총 3,912대 휠체어 제공 미주지역 자선단체 작은 나눔(대표 박희달)이 ‘제20회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캠페인은 2003년 성탄절을

온전재무 "은퇴후 자산관리 전략적으로 준비하세요"
온전재무 "은퇴후 자산관리 전략적으로 준비하세요"

경제적 가치 평가의 중요성 강조은퇴 후 준비 및 자산 관리 제시 온전재무(OnGen Finance)가 24일 스와니에 있는 에벤 실버타운에서 세무 & 재무 전략 세미나를 개

브루스 톰슨 조지아 노동부장관 별세
브루스 톰슨 조지아 노동부장관 별세

췌장암 투병 중 24일 별세 브루스 톰슨(사진) 조지아주 노동부장관이 24일 별세했다. 향년 59세.카터스빌에 살았던 톰슨은 지난 3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미 육

소매업체들 '블프' 기대…소비자들은 '할인해야 산다'
소매업체들 '블프' 기대…소비자들은 '할인해야 산다'

회복되던 소비, 11월에 다시 줄어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소매업체들이 기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쉽게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 가을 스페셜 올림픽서 한인 두 명 메달
조지아 가을 스페셜 올림픽서 한인 두 명 메달

천죠셉 사이클 금2개, 피터안 동1개 지난 11월22-23 양일간 조지아 발도스타에서 열린 2024년 가을 조지아 가을 스폐셜올림픽에 아틀란타의 스페셜-K 팀으로 출전한 두 명의

디딤돌선교회 추수감사절 나눔축제 개최
디딤돌선교회 추수감사절 나눔축제 개최

23일 추수감사절 나눔과 돌봄 축제 디딤돌선교회(대표 송요셉 목사)는 23일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길거리에서 지내고 있는 노숙자들에게 추수감사절을 맞아 나눔과 돌봄 축제 행사를 개최

미션아가페 사랑의 점퍼 나눔 시작
미션아가페 사랑의 점퍼 나눔 시작

23일 사우스 디캡 몰에서 나눔 미션 아가페(회장 제임스 송)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전 디캡 카운티 커미셔너 래리 존슨과 함께 사우스 디캡 몰 주차장에서 카운티 주민들에게 터키

추수감사절 자동차 여행 개스비 걱정 ‘뚝’
추수감사절 자동차 여행 개스비 걱정 ‘뚝’

25일 메트로 애틀랜타 2.94달러AAA “연말까진 낮은가격 유지” 올 블랙프라이데이 연휴 기간 동안 자동차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개스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

아틀란타 소명교회 재소자에 성탄선물 기부
아틀란타 소명교회 재소자에 성탄선물 기부

1,600개 선물세트 김철식 선교사에 전달 아틀란타 소명교회(담임목사 김세환)는 추수감사주일인 24일 2부 예배 시 12월 13일 조지아주 남부 스미스교도소 성탄집회를 준비하는 G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