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캐서린 램펠 칼럼] 잘 나가는 경제에도 불안한 민심

지역뉴스 | | 2023-11-08 11:16:35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경제가 잘 나가는 데에도 미국인들이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수치만 보면 미국 경제는 대단히 양호하다. 최근 연이어 나온 고용보고서와 GDP 보고서는 놀라울 정도로 건실하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과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조정한 올해 3분기 미국의 국내 총생산량은 연율 4.9%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전 분기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성장률로 2001년말 이후 가장 빠른 성장속도이자 불과 얼마전 경제전문가들의 전망과는 몇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놀라운 수치다. 

올해 초, 서베이에 참여한 민간부분 경제전문가의 대다수는 임박한 경기후퇴를 전망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스탭에 속한 이코노미스트들마저 2023년 중에 “완만한 경기침체”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들은 바이든을 깎아 내리려는 우익 성향의 경제전문가, 혹은 부정적인 언론에 세뇌를 당한 신출내기 학자들이 아니라 정확한 경기 전망을 생업으로 삼는 전문가들이다. 

어쨌든 어두운 경제전망은 두 건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무색해졌다. 말할 필요조차 없이 연율 4.9%의 성장은 때때로 GDP 위축을 동반하는 경기침체의 영역에서 한참 벗어나있다.  

놀랍게도 미국 경제는 불과 몇 달 전에 나온 부정적인 예상을 뒤집었을 뿐 아니라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월, 의회예산국(CBO)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작성한 올해 3분기 경기전망치마저 뛰어넘었다. 

다른 국가들이 처한 상황은 전혀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직도 팬데믹 이전의 전망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일찍이 보지 못했던 글로벌 헬스 위기로 세계 경제에 구멍이 뚫린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반가운 뉴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는 2.4%로 내려앉았다. 이는 통화안정을 위해 연준이 목표로 삼는 2%의 물가상승률에 근접한 수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높은 인플레 수치를 끌어내리는데 필요한 경기침체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물가를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사정권 안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GDP 보고서는 1개 분기의 자료에 불과하다. 상무부가 최종 수치를 발표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다. 전쟁, 정부폐쇄 가능성, 긴축 재정 등 경제에 영향을 미칠 변수 또한 수두룩하다. 내년도 경제성장세가 지난 분기만큼 뜨거울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렇긴 하지만, 임금상승 데이터를 비롯한 최근의 다른 경제지수들 역시 견고해 보인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첫째,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경제지수가 연이어 나오는 이유가 무얼까? 둘째, 미국인들이 이처럼 긍정적인 수치를 믿지 못하는 이유는 또 뭘까?

이들 두 가지 중 어느 한 가지 만이라도 확실한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서는 소비자들의 애매모호한 태도다.  

지금 소비자지출은 대체로 ‘중력’을 거부하고 있다. 상품의 가격을 띄워 올리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지 않고 있다. 더 많은 지출을 하는 쪽으로 소비습관이 변한 건지, 남들에게 뒤지고 싶지 않은 소비심리 탓인지, 아니면 그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내심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이들 가운데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건, 소비자들의 지출이 경제 성장에 예상치 못한 탄력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이 밝힌 경제전망은 그들의 소비행동과 완전히 대조된다.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에 따르면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대공황시기 만큼이나 암울하다. 당시의 경제상황은 대단히 심각했다. 차압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번져나갔고, 실업률은 9%를 웃돌았다.  

어떤 잣대를 들이대건 지금의 경제는 대공황 당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공황기에 비할 만큼 지금의 경제에 부정적이다. 물론 인플레이션 탓이 크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들어 진정됐다지만 물가고에 혼쭐이 난 소비자들은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사실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과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중을 격분시키는 최대 요인은 예기치 못한 물가 폭등이다. 바이든의 지지율이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고인플레에 시달리는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만큼 형편없지는 않다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돈지갑을 닫지 않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다. 그러니 모든 게 전부 장밋빛은 아니다. 침체 위험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지금의 경제에 아무리 불만이 많다 해도, 소비자들은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경제상황은 나쁘지 않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캐서린 램펠은 주로 공공정책, 이민과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이다. 자료에 기반한 저널리즘을 강조하는 램펠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트럼프 ‘불체자 최대규모 추방’ 맞서 바이든, 100만명 추방 면제 결정
트럼프 ‘불체자 최대규모 추방’ 맞서 바이든, 100만명 추방 면제 결정

트럼프 취임 10일 앞두고 베네수·우크라 등 출신 18개월간 임시보호지위 연장 조 바이든 행정부가 10일 베네수엘라와 엘살바도르, 우크라이나, 수단 등에서 온 미국내 불법체류자들의

근육량 못지않게‘근육의 질’중요… 암 치료 효과도 높인다

근육에 지방 쌓인 근지방증유방암 치료 효과 낮춰심근경색·빠른 간섬유화도 근육 속 지방 축적 정도가 높을수록 유방암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의 질’을 바꾸면 암

‘소아우울증’과잉행동·잦은 두통도 경고 증상
‘소아우울증’과잉행동·잦은 두통도 경고 증상

“언제부터 눈물이 많아져서 주의 깊게 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소원이 일찍 세상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부랴부랴 심리 상담부터 받기 시작했어요.”초교 5학년 아

C형 간염, 98% 완치 가능하지만 대부분 몰라서 방치
C형 간염, 98% 완치 가능하지만 대부분 몰라서 방치

간은 심각한 손상이 된 뒤에도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간을 ‘침묵의 장기’로 부르는 이유다. 간의 침묵으로 인해 간암은 국내 암 사망률 2위나 된다.간암 발병 경로를 거꾸

‘근막동통증후군’… 어깨 스트레칭이 효과적
‘근막동통증후군’… 어깨 스트레칭이 효과적

직장에서 한 자세로 오랫동안 집중하거나 앉아 있으면 근육이 뭉치고 관절이 약해지기 쉽다. 거기다 심각한 과로와 만성피로까지 겹치면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업무 중 틈틈이 어깨 관절

학비 오르는데…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
학비 오르는데…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

나날이 치솟는 대학 학비를 보면‘과연 대학 진학이 필요한가?’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답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대학 졸업 후 받게 될 낮은

"라돈가스에 노출된 임신부, 임신성 당뇨병 위험 37% 증가"
"라돈가스에 노출된 임신부, 임신성 당뇨병 위험 37% 증가"

미 연구팀 "라돈, 임신성 당뇨병에도 위험 요인…대책 필요" 토양, 암석, 물 등에 들어있는 라듐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킬 때 나오는 라돈(Rn) 가스에 임신부가 노출되면 임신성 당

봇물 예상 반이민법안부터 학교안전법안까지
봇물 예상 반이민법안부터 학교안전법안까지

▪조지아 주의회 2025 회기 주요 쟁점 분야  스포츠 도박 합법화 여부 메디케이드 확대도 쟁점 조지아 주의회가 13일부터 40일간의 2025회기를 시작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델타항공 엔진 결함으로 승객 슬라이드 대피 소동
델타항공 엔진 결함으로 승객 슬라이드 대피 소동

탑승객 슬라이드로 활주로로 대피공항 활주로 이 사건으로 올 스톱 델타 항공의 승객들이 10일 아침 겨울 폭풍 속에서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중 엔진 문제로 인해

7년만의 큰 눈, 메트로 애틀랜타 눈 내린 풍경
7년만의 큰 눈, 메트로 애틀랜타 눈 내린 풍경

10일 아침, 눈보라가 조지아 북부를 강타하면서 메트로 애틀랜타가 눈으로 뒤덮였다.눈과 비, 영하의 기온이 합쳐져 도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보에 따르면 애틀랜타 주변 지역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