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결합 ‘분수령’
지난 3년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절차의 중대 분수령이 될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논의하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30일(이하 한국시간) 열렸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회의를 마무리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시작된 이사회는 이날 약 7시간 30분 만인 오후 9시 30분께 가부 결론을 내지 않은 채 정회했다. 앞서 이사회 개최 직전까지는 결론 도출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회의는 쉽사리 매듭지어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외이사 일부가 화물사업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와 노조 반발 등을 우려해 매각에 반대하면서다.
이날 이사회에는 유일한 사내이사인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와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사외이사 4인 등 총 5명이 참석했다.
이사진은 이르면 오늘(31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를 심사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는 데 대한 동의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내기로 했는데, 늦어도 31일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동의 결론이 내려져야 기한 내에 제출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는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추후 다시 열릴 예정”이라며 “일시와 장소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을 결정할 경우 EU 집행위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한층 순조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해당 안건이 부결될 경우 EU 집행위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이 불투명해진다. 현재 EU와 함께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이중 어느 한 곳이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은 무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