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수필] 목화밭

지역뉴스 | | 2023-10-30 08:48:52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 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이 있을 까

저어 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시. 조지훈)

 

갈뜰에는 꽃이 아닌게 없다.  바람 싣고 먼 길 떠나는  꽃같은 낙엽에  실려  어디론가 홀로 나 길 떠나야 하리.

왜 인간은 갈 낙엽이 지는 날  더 외로운지 모른다. 새벽 한강 변에는 홀로 우는 남자가 많아졌다는 뉴스가  흘리는 남의 일이 아니다. 

'나 혼자 실컷 울 수 있는 방 하나 있었으면…' 흔들리는 갈잎처럼  어디론가  길 떠나는 갈 나그네… 어디론가  낙화처럼  흐르고 싶다.

내 인생 타향살이 50년에  한도 많고, 설음도 많았다… 생전 처음 밥벌이를 찾아 식당을 하면서 만신창이가 된 내 마음 그 누가 알랴…

정처없이 차를 몰고 길을 헤매다 찾아낸 '목화밭' 아무도 몰래 숨겨 온 이민의 삶 속에서  내 영혼을  키운 것은  '텅빈 목화밭'이었다. 

하이웨이 78번을 타고 달리면 하얀 목화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내 어린 시절  하얀 모시수건을 쓰고 목화 따시던  내 어머니가 그리워 찾아간 눈송이처럼 하얀 목화밭은 나 혼자 만의 방이었다.

 

물기 하나 없는 마른 막대기에  어떻게 그 따스한 영혼의 하얀 눈꽃을  피울 수  있을까…

눈 쌓인 하얀 들녘 목화밭에서  영혼이 목마른 날 내 어머니를 만난다 .

하얀 따스한 내 어머니 가슴을  만난다. 

어머니 목화 따러 오세요.

천국에도 목화밭이 있던가요.

먼 하늘 넘어  흰 구름 타고

 딸을 찾아오신  내 어머니.

텅빈 들녘 아무도 없다.

울어라, 소리쳐 울어라

가슴속에 묻어 둔 설음의 뭉치를

내 어머니를 만나  다 고자질하며

어린아이처럼 소리쳐 운다.

멀리 하늘에는 구름이 정처없이 흐르고

 딸을 찾아 오신 내 어머니를 만나 가슴을 털어 놓는다.

내 나이 28세에  고국을 떠나 타향살이 설움을  

어머니 가슴에 다 털어 놓는다.

아마 내가 시를 쓰게된 것도  

내 영혼의 안식처 텅빈 초원

목화밭이 내 영혼에 숨어있기 때문이 있으리라

 

무슨 죄가 얼마나 많아 생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  흑인 시장에서 밥장사를 20여년 하며  살았다.

가슴 찢기운 그 아픈 상처들을 껴안고 살아야만 했던 그날들… 한맺힌 이야기들, 목화밭은 내 영혼의 안식처요, 내 어머니 영혼이 살아계신 나 혼자 만의 방이었다.

늦가을 들꽃도 지고 마른 가지에  하얗게 눈꽃처럼 핀 목화밭으로  달려간다.  사람으로  산다는 일이 힘들고 어려울 때 "어머니 당신은 어떻게 살아 오셨어요?"

그래, 그래…  내 영혼을 다독이시는

목화처럼 따스한 내 어머니의 젖가슴에 안긴다.

내안에 

영혼의 집 하나 짓고 싶다.

내가 힘들때 환한 미소로

나를 껴 안아 주신 그고운 마음

부르면 언제나  하늘 문 열고 날 찾아 오신 

나의 목숨같은  어머니 집 

''얘야… 너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

여전한 그음성, 그 영혼의 맑은 기도

내 어머니 영혼의 집 따스한  목화밭에서…  

 

세상이  아프다. 전쟁의 아우성 속에  뭔 글을 쓰랴…

다 쓸데없는 짓이다  혼자 웃어본다. 빈 마음 하나 들고 정처 없이 찾아나선 그 목화밭에서 아픔을 달랜다

 주인의 허락을 받고 꺾어온 목화가 우리 집의 명품이다. 내게 목화밭이 없었다면 내 반 평생 이민의 삶을  어떻게 보냈을까.

가끔은 전쟁도 없고 총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 어디론가 길 떠나고 싶을 때 내가 찾아간 그 목화밭의 딸을 찾아오신 어머니가 계신다.  

내 머리에도 백설이 찾아오고, 인생살이 수많은 희노애락을 맛보고 살아왔다.  시인은 말한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하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아는이 있을까 / 낙엽이 지는 아침은 / 울고 싶어라.(조지훈 시에서)

시인이 많은 세상에는 전쟁같은 건  없었으리라… 서로 더 사랑하지 못해서 가슴앓이하는 시인의 마을이 지구별을 가득 채웠으면 얼마나 좋으랴…

조금은 가난해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모인 세상이 오늘은 왜 그리 그리운가…

 

인생은 하룻길

지금 이순간을 산다

그 누구도 내일을  한꺼번에 살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만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

오지 않은 내일을 가불해서 살수도 없고 

일용할 하루의 양식을 선물 받아

오늘, 이 순간을   우린 산다.

이 가을 낙엽 쌓인 스모키 산자락에  묻혀서

낙엽에 향수를 느낀 그날의 소녀처럼

구름에 넋을 잃고 그 목화밭 그옛날 어머니 품에 안겨 오늘 하루 잠들고 싶다. 

그 엣날 사랑에 열병 앓는 소녀처럼

하늘이 내리신 은총에 묻혀 내 영혼 갈잎새되어 흔들리고 싶다.

그날 새 하늘, 새땅이 열리던  

그 창조의 그 새벽처럼 신의 은총 빛나던 그날

내 영혼 하늘에 넋을 잃은 소녀되어

오늘은 고운 갈잎새로 흔들리고 싶다

우리 인생길 서로 만난 낮선 인생길 목에서

별밤을 헤매는 나그네되어

배낭하나 짊어지고

저 멀리 아직 열리지 않는 세상을 향해

참 삶의 꿈을 꾸며 , 나누며

저 복사꽃 피는 그  피안의 언덕 이야기 

내일의 희망, 사랑 이야기 나누며

전쟁도 눈물도 없는  따스한 가슴으로

하늘 열리는 영혼, 신의 은총 ''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

걸어서 하늘까지 다다른  

갈잎 새들이 쓰고 간  편지를 읽는다  .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트럼프 ‘불체자 최대규모 추방’ 맞서 바이든, 100만명 추방 면제 결정
트럼프 ‘불체자 최대규모 추방’ 맞서 바이든, 100만명 추방 면제 결정

트럼프 취임 10일 앞두고 베네수·우크라 등 출신 18개월간 임시보호지위 연장 조 바이든 행정부가 10일 베네수엘라와 엘살바도르, 우크라이나, 수단 등에서 온 미국내 불법체류자들의

근육량 못지않게‘근육의 질’중요… 암 치료 효과도 높인다

근육에 지방 쌓인 근지방증유방암 치료 효과 낮춰심근경색·빠른 간섬유화도 근육 속 지방 축적 정도가 높을수록 유방암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의 질’을 바꾸면 암

‘소아우울증’과잉행동·잦은 두통도 경고 증상
‘소아우울증’과잉행동·잦은 두통도 경고 증상

“언제부터 눈물이 많아져서 주의 깊게 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소원이 일찍 세상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부랴부랴 심리 상담부터 받기 시작했어요.”초교 5학년 아

C형 간염, 98% 완치 가능하지만 대부분 몰라서 방치
C형 간염, 98% 완치 가능하지만 대부분 몰라서 방치

간은 심각한 손상이 된 뒤에도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간을 ‘침묵의 장기’로 부르는 이유다. 간의 침묵으로 인해 간암은 국내 암 사망률 2위나 된다.간암 발병 경로를 거꾸

‘근막동통증후군’… 어깨 스트레칭이 효과적
‘근막동통증후군’… 어깨 스트레칭이 효과적

직장에서 한 자세로 오랫동안 집중하거나 앉아 있으면 근육이 뭉치고 관절이 약해지기 쉽다. 거기다 심각한 과로와 만성피로까지 겹치면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업무 중 틈틈이 어깨 관절

학비 오르는데…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
학비 오르는데…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

나날이 치솟는 대학 학비를 보면‘과연 대학 진학이 필요한가?’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답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대학 졸업 후 받게 될 낮은

"라돈가스에 노출된 임신부, 임신성 당뇨병 위험 37% 증가"
"라돈가스에 노출된 임신부, 임신성 당뇨병 위험 37% 증가"

미 연구팀 "라돈, 임신성 당뇨병에도 위험 요인…대책 필요" 토양, 암석, 물 등에 들어있는 라듐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킬 때 나오는 라돈(Rn) 가스에 임신부가 노출되면 임신성 당

봇물 예상 반이민법안부터 학교안전법안까지
봇물 예상 반이민법안부터 학교안전법안까지

▪조지아 주의회 2025 회기 주요 쟁점 분야  스포츠 도박 합법화 여부 메디케이드 확대도 쟁점 조지아 주의회가 13일부터 40일간의 2025회기를 시작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델타항공 엔진 결함으로 승객 슬라이드 대피 소동
델타항공 엔진 결함으로 승객 슬라이드 대피 소동

탑승객 슬라이드로 활주로로 대피공항 활주로 이 사건으로 올 스톱 델타 항공의 승객들이 10일 아침 겨울 폭풍 속에서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중 엔진 문제로 인해

7년만의 큰 눈, 메트로 애틀랜타 눈 내린 풍경
7년만의 큰 눈, 메트로 애틀랜타 눈 내린 풍경

10일 아침, 눈보라가 조지아 북부를 강타하면서 메트로 애틀랜타가 눈으로 뒤덮였다.눈과 비, 영하의 기온이 합쳐져 도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보에 따르면 애틀랜타 주변 지역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