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 잘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증상
기온이 뚝 떨어져 초겨울 날씨를 연상하게 할 정도다. 낮아진 기온에도 건조해진 실내 환경 등으로 건강 관리에 더욱 유념해야 할 때다. 환절기 질환이라면 대부분 감기·독감 등 호흡기 관련 질환을 떠올리지만 의외로 혈액순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울 때에는 열 방출을 위해 혈관이 이완되므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는 반면 추울 때에는 혈관이 수축돼 좁아진 혈관으로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심혈관·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생명 유지를 위해 혈액은 심장 동맥에서부터 작은 혈관으로 나눠져 세(細)동맥으로 이어지고 더 작은 혈관인 모세혈관과 연결돼 매우 얇은 혈관벽을 통해 몸속 조직에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한다.
또한 체내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다시 혈관을 통해 정맥을 거쳐 심장으로 돌려보낸다. 혈액이 우리 몸 어느 곳에 머물지 않고 흐르는 과정을 혈액순환이라고 한다.
김병수 대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은 “차가운 날씨에 혈관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비만 등 기저 질환이 있다면 혈액순환 장애가 다른 사람보다 나타나기 쉬우며 심·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금부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과장은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으면 손발이 저리거나 붓고 쥐가 잘 나거나 가슴통증·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므로 증상 초기에 순환기내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절기부터 겨울까지 혈액순환 관리를 위해서는 기상 직후 환기를 위해 창문을 바로 열거나 따뜻한 실내에서 차가운 실외로 나갈 때 등 일상생활 중 갑자기 차가운 온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이라면 혈관 탄력이 떨어져 있으므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하며 몸을 어느 정도 움직인 후 창문을 열거나 보온에 신경을 쓰며 외부 활동을 시작하도록 한다.
평소 자신이 혈압을 알고 있는 것이 좋으며 고위험군이라면 가정에 혈압계를 두어 수시로 확인하도록 한다. 고혈압을 비롯해 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기저 환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꾸준히 치료하며 과체중이라면 적정 체중을 위한 관리에 들어가도록 한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우며 심장을 비롯해 체력을 키우고 체중이나 혈압 관리 등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기온이 낮거나 실내외 온도차가 크면 실외보다는 실내 운동을 하는 등 본인 체력과 상황에 맞게 운동 종류나 강도를 정해 유동성 있게 실시해야 한다.
고령인이거나 만성질환자가 부득이 실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보호자 등과 동행하거나 인적이 드문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건강한 식습관은 혈액순환을 비롯한 건강관리의 기본이며 담배의 니코틴은 혈액을 끈끈하게 만들어 혈관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금연하도록 한다.
간혹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다고 민간요법이나 보조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단순 혈액순환 장애 증상인지 기타 질환인지 구분을 위해서 반드시 순환기내과 전문의를 통해 초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