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한인단체 동상건립 모금운동
조지아 평화포럼 반대 서명 돌입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을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건립하려는 몇몇 한인단체의 움직임에 일부 한인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조지아 평화포럼(공동대표 김선호, 임춘식)은 서명운동 하루 만에 20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지아 평화포럼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제주 4.3사건 당시 수많은 양민을 학살하고, 친일 인사들을 등용했으며, 한국전쟁 당시 자신이 먼저 피난을 가고 한강 다리를 폭파했으며, 부정선거로 결국 하야했다”고 지적했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이모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일제 식민통치 시절 하와이에서 동포들이 모은 독립운동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을 비롯해 폭력배를 동원해 동료 독립운동 인사들을 탄압하고 당국에 고발한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4일 아틀란타 한인교회(담임목사 권혁원)에서 ‘이승만 건국 대통령 및 맥아더 장군 동상 건립 추진 기금 마련 애틀랜타 한인대회’가 개최됐다.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애틀랜타지회(회장 최낙신 목사)가 주최하고 한미연합회(AKUS)애틀랜타지회(회장 오대기, 이사장 주중광)가 주관한 행사에는 이승만기념사업회, 한미연합회, 미동남부월남참전유공자회, 원로목사회 등의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동상 건립을 위해 30만달러를 모금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주중광 한미연합회 이사장은 이홍기 한인회장이 한인회관에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지아 평화포럼의 여주은씨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이승만 정부를 대한민국 정부의 효시라고 보는 친일 뉴라이트 사관을 가진 사람들이 이승만과 맥아더를 숭배한다”며 “최근 한국에서도 육사에 홍범도 장군 동상 대신 맥아더 장군상을 설치하려다 반대여론에 밀려 실행을 못하는데 왜 미국에서까지 그 동상을 설치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라고 밝혔다.
살림교회 이준협 목사는 “교계 일부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건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일제강점기 33인 대표 중 다수의 지도자를 배출하고 개화운동과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감리교회가 해방 후,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총리가 정동감리교회 성도라는 이유로 그들의 독재에 침묵한 것에 대해 역사적으로 회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애틀랜타 동포사회가 역사의식의 부재를 뛰어넘는 건강한 담론의 장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수필가 권명오씨는 “이승만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공이 더 많은 지도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특히 한미동맹의 굳건한 초석을 놓아 오늘날 한국의 번영에 기여한 인물이어서 동상 건립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권 수필가는 “한인들이 진보와 보수로 갈려 이 문제를 놓고 대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본지는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동상이 한인회관에 설치되려면 한인회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하며, 그 보다 우선 한인동포들의 의견수렴 및 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