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900억달러 코메리카 S&P 500 지수 퇴출 위기
미국 경기가 조금씩 둔화하는 국면에서 전국 중소 은행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증권시장 주요 지수에서 퇴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력이 떨어져 울며 겨자먹기로 합병되는 일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18일 CNBC에 따르면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증권 지수인 S&P 500에서 주요 중소 은행들이 퇴출 위기에 몰렸다. S&P 500은 지수 추종 자금만 천문학적인 금액이기 때문에 편입돼 있다는것 만으로로 시가총액을 크게 늘리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지수 안에 들어 있다가 퇴출되면 순간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CNBC에 따르면 퇴출 가능성이 높은 중소 은행은 유타 소재 자이언스(Zions) 뱅콥과 텍사스의 코메리카 뱅크다. 두 은행은 자산 기준 코메리카가 900억6,400만달러, 자이언스가 872억3,000만달러로 중소은행 중에서도 매우 크다. 단순하게 비교하면 자산 기준으로 선두 한인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네배가 넘는다.
이같이 규모가 있는 중소 은행들이 S&P 500 퇴출 위기에 몰린 것은 최근 경기 둔화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경제에 큰 우려를 낳았던 실리콘밸리은행(SVB)도 당시 4.3%에 달했던 국채 금리 상승이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파산했는데 현재 장기채 금리는 무려 4.9%를 넘어 5%에 육박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한 피니안 오셔 웰스파고 분석가는 “채권 금리 상승은 시가 총액이 낮은 은행주를 중심으로 큰 위기 상황을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 은행들 보다는 규모가 작은 중소 커뮤니티 은행이 국채 금리 상승에 더 큰 악영향을 받는다.
경기 둔화에 은행들이 합병하는 사례도 출현하고 있다.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와이어에 따르면 최근 가주 프레즈노 소재 센트럴밸리 커뮤니티 뱅콥과 골레타 소재 커뮤니티 웨스트 뱅크쉐어는 최근 합치기로 결정했다.
센트럴 밸리가 24억9,000만달러, 커뮤니티 웨스트가 11억3,100만달러로 자산 규모가 작은 소규모 은행들의 합병이랑 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번 합병은 경기 둔화 여파로 분석된다. 경제가 안좋아지면 로컬 커뮤니티에 기반한 소형 커뮤니티 은행들부터 먼저 경영 환경이 나빠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을 합치기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류 은행권에서는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뱅크 등 초대형 은행들에 예금이 몰리면서 초대형 은행들은 갈수록 자산규모가 커지는 반면 중소 은행들은 예금고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인 은행들도 이러한 중소형 은행들의 위기 상황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뱅크오브호프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주당 순이익(EPS) 기준 작년 동기 대비 42.2% 하락하는 등 순익이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심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남가주 한인 은행들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3일 뱅크오브호프를 선두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