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
최적 타이밍보다는 최적의 전략이 우선
시장 열기 식어 너무 서두를 필요 없어
대부분 사람에게 평생 가장 큰 금액이 될 주택 구입.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가 오가는 주택 구입을 대충 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지만 실수를 피하기 힘들다. 특히 주택 시장이 변동성이 높아진 최근에는 바이어들 사이에서 주택 구입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불필요한 실수로 이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주택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주택 구입 시 감정이 개입되는 것을 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이 바이어가 피해야 할 실수 유형을 정리했다.
◇ 최적 타이밍 기다리기
최적의 구매 타이밍을 기다리며 주택 시장을 관망 중이라고 말하는 바이어가 있다. 그러나 주식 투자 타이밍보다 더 맞추기 힘든 것이 주택 구매 타이밍이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과 주택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는 바이어가 많은데 자칫 내 집 마련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적의 타이밍보다 최적의 구매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현재 주택 구입이 망설여진다면 ‘만약에?’라고 질문해보고 이에 대한 답을 알아보면 도움이 된다. 지금 샀는데 집값과 이자율이 갑자기 오른다면? 그야말로 최적의 타이밍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질문이다. 집값 상승으로 인해 주택 자산 축적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구입 후 집값이 떨어지면? 집값 하락은 안타깝지만 집을 팔 때까지 손실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는다. 주택 구입 후 적어도 5~7년 뒤에 파는 경우가 많아 이 기간 발생하는 주택 가격 하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택 구입 후 이자율이 떨어지면? 이자율 하락 폭이 크다면 재융자를 통해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면 된다. 다만 재융자 시기가 너무 이르면 수수료 비용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비용과 시기를 잘 고려하면 좋다. 구입을 미뤘는데 집값과 이자율이 계속 오르면? 최악의 상황이다. 주택 구입 시기를 놓쳐 주택 임대를 지속할 수도 있다.
◇ 모기지 페이먼트만 확인하기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오르자 바이어의 신경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오른 이자율에 맞춰 월 모기지 페이먼트가 얼마나 더 오를지 확인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정신이 없다. 주택을 구입하면서 내야 할 돈이 모기지 페이먼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만 달러에 달하는 클로징 비용은 주택을 구입하면서 내야하고 주택 구입 뒤에도 주택 보험료, 재산세, 모기지 보험료 등을 정기적으로 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주택 수리를 대비한 자금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데 모기지 페이먼트뿐만 아니라 이들 비용을 모두 계산해서 주택 구입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내 집 마련에 더 큰 복병이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급증하면서 대형 보험사들이 신규 주택 보험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가주에서는 스테이트팜과 올스테이트 등 대형 보험사가 최근 신규 주택 보험을 받지 않기로 했고 이 같은 움직임은 타주로 번지고 있다. 결국 비싼 보험료를 받는 보험 회사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
◇ 크레딧 점수에 소홀
모기지 이자율이 오른다고 울상만 지을 일이 아니다.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주택 구입보다는 크레딧 점수 관리가 우선이다. 적어도 1년에 한두 차례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받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크레딧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크레딧 점수를 올리는 지름길은 따로 없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야 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 좋다.
우선 크레딧 리포트 상 오류가 발견되면 신용평가 기관에 연락해 삭제 또는 정정을 요구해야 한다. 크레딧 카드 사용액을 기한 내에 갚는 것은 기본이고 사용 한도액의 30%를 넘지 않도록 사용해야 점수가 오른다. 때때로 크레딧 카드 회사에 연락해 한도액을 상향 조정을 신청하는 것도 크레딧 점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집 보지 않고 오퍼 넣기
‘집을 보지도 않고 사는 사람이 있다고?’하며 의아해하겠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팬데믹 기간 집을 보여주는 ‘쇼윙’ 활동이 제한되면서 인터넷 사진, 동영상, 가상투어,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집을 본 뒤 구입 결정을 내리는 바이어가 많았다. 주택 시장이 극도로 과열됐던 지난해 초까지도 집을 보지 않고 사는 행위가 만연했는데 큰 후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매물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 경쟁이 여전하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열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집을 보지도 않고 오퍼를 넣어야 할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오면 반드시 직접 가서 확인하고 결정해야 한다. 사진으로만 매물을 확인하면 집에 나는 악취, 주변 소음, 이웃의 집 관리 상태, 주변 환경 등을 확인할 수 없다. 사진에서 넓어 보이던 공간이 직접 가서 보니 매우 협소한 경우가 흔하다.
◇ 대출 문의 없이 집부터 보기
‘집에 마음을 뺏기기 전에 숫자부터 확인하라’라는 조언이 있다. 구입 가능한 가격대를 확인하지 않고 집부터 보러 다니면 주택 구입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가주 소재 융자 브로커 처칠 모기지의 마이크 하디 디렉터에 따르면 최근 바이어들로부터 ‘구조 요청’이 자주 온다고 한다.
대부분 너무 비싼 매물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가 기존 대출 은행으로부터 모기지 대출을 거절 받은 바이어들이다. 하디 디렉터는 “대출이 거절된 바이어가 재승인을 받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라며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 전 융자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적어도 모기지 계산기로 예상 페이먼트 금액이라도 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대출 은행으로부터 융자 사전 승인서를 받은 뒤에도 한 번 더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대부분 대출 은행은 한도를 최대한 끌어 올려 융자 사전 승인서를 발급하기 때문에 바이어 스스로 현실적인 부담 가능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재정 전문가들은 주택 금융 부담을 줄이려면 ‘28/36 규칙’을 지키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료 등 주택 금융 비용이 가구 소득의 28%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모기지 대출 포함, 전체 가계 부채가 가구 소득의 36%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