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5억달러 넘어…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
한국산 라면 수출액이 올해 1~7월 기준 5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TV 예능 프로그램, SNS에서 한국산 라면을 먹는 장면이 지구촌 곳곳에 소개되면서 K-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다. 특히 한국산 라면의 주요 소비 시장으로 미국이 떠오르면서 한국 라면 생산기업들은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현지 생산라인을 확충하는 등 진검승부를 펼치며 수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5억2,202만달러로 집계됐다. 1~7월 라면 수출액이 5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7월 라면 수출액 4억4,334만달러에 비해 17.7%나 상승한 수치다.
1~7월 라면 누적 수출액은 2015년 이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15년 1억2,172만달러에서 2017년 2억309만달러로 2억달러 선을 넘었다. 2020년에는 3억5,856만달러를 기록한 뒤 지난해 4억달러, 올해 5억달러를 연이어 넘겼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면 올해 라면 수출액은 1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K-라면의 수출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는 곳이 미국 라면 시장이다. 미국 내에서 한국산 라면의 인기는 한인의 기호식품을 넘어서 타인종에게까지 확산되면서 한국산 대미 수출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1~6월까지 한국산 라면의 대미 수출액은 6,323만달러로 1년 사이에 32.1%나 늘었다. 올해 6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라면 대미 수출액 7,616만달러에 근접할 만큼 미국 내에서 한국산 라면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한국산 라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TV 예능 프로그램 등 K-콘텐츠를 통해 한국 라면을 먹는 모습이 노출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라면에 대한 해외 인지도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한국산 라면의 해외 수출 상승에 한몫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의 주요 라면업체들은 해외 각국에서 수요 상승에 대비해 미국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해외 법인을 설립해 판매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LA 인근 랜초쿠카몽가의 제1공장에 이어 코로나 지역에 제2공장을 완공해 공급량을 늘렸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라면 시장에서 1위 등극을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2025년에 미 동부 지역에 제3공장 건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불닭볶음면으로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삼양라면은 2021년 미국 법인을 세워 미국 내 판매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면서 한국 내 밀양공장 이외에 같은 부지에 제2공장을 신설해 라면 수출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진라면의 오뚜기도 최근 미국 법인인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 산하에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해 북미에서 제품 판매력을 강화하고 LA 지역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