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처짐이나 배뇨장애 나타나면 조기 수술해야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는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이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일하거나 하루 종일 서 있는 직장인, 허리를 자주 사용해 일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안심할 수 없다.
척추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추간판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에 균열이 생기고, 추간판 내부 수핵이 척추 뼈의 경계를 넘어 삐져나오면 디스크 질환이 발생한다.
추간판 섬유륜이 약화돼 발생하는 질환이기에 나이 들수록 생기기 쉽다. 하지만 유전적 소인이나 습관, 외상 등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섬유륜이 약해져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할 때가 종종 있다. 다만 젊은 층에서는 외상·사고 등으로 갑자기 디스크가 파열되는 급성 디스크가 많은 편이다.
주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좌골신경통과 다리 저림, 찌릿하게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放射痛·질환이 발생한 부분에서 나타난 통증이 주변 부위로 퍼지거나 전달되는 것)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보통 허리디스크 치료는 수술을 먼저 떠올리지만 환자의 70~80%는 발병 후 4~6주가 경과하면 수술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증세가 호전되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법은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 등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스테로이드 약물을 디스크 탈출 부위에 주사하는 주사 요법 등이 있다.
김범준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발병 후 4~6주가 지나도 통증이 여전히 심한 환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 발 처짐 같은 운동신경 마비,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는 배뇨장애 등이 나타난다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미세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통한 디스크절제술이 많이 시행되는데, 경험 많은 신경외과 척추전문의가 정확한 진단에 따라 시행하면 두 가지 수술법 모두 상처도 크지 않고 수술 후 통증 호전과 회복이 매우 빠르다”고 했다.
구부정하게 앉거나 바닥에 책상다리로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허리에 부담이 된다. 허리를 숙여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도 좋지 않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구부려서 다리 힘을 사용하여 드는 게 좋다. 누워서 쉴 때는 무릎 밑에 베개를 받치는 것이 허리를 편하게 할 수 있다. 바닥 생활을 피하고 의자에 바르게 앉는 생활 습관이 도움이 된다.
운동도 중요하다. 하체를 바닥이나 운동기구에 고정하고 상체를 뒤로 들어 올리는 신전(伸展) 운동이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복근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윗몸일으키기 같이 허리 반동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무릎을 굽힌 채 상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이 적절하다.
김범준 교수는 “잘 발달된 허리 근육은 허리 관절 부담을 줄여 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다만 급성 통증이 있으면 무리하게 운동하지 말아야 하는데 운동도 통증이 없을 때 시행하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