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이상 고객 급증
매에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고물가에 달러 제너럴이나 달러 트리, 알디, 파이브 빌로우 등 할인 매장에 최상위 소득자들이 몰리고 있다.
고물가 속에 식료품비를 비롯한 생활 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고소득자들도 싼 가격을 찾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미국의 최상위 1%에 해당하는 고소득자들이 싼 가격을 찾아 할인 매장을 찾는 발길이 급증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데이터 마케팅 업체 인마켓(InMarket)에 따르면 연소득 10만달러가 넘는 고소득자들이 할인 매장을 방문하는 비율이 올해 들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평균 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기관인 모닝컨설트가 5만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만달러 이상 고소득 가구 중 할인 매장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가구의 수는 지난해 6월 39%에서 올해 6월에는 45%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고소득자들이 할인 매장 단골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소득자들의 할인 매장 방문이 크게 늘면서 할인 매장 주차장에서 메르데스 벤츠나 포르쉐, BMW와 같은 고급 차량을 목격하는 일이 이제 다반사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클 리어쉬 웰스파고 자문 및 기획 담당은 “고소득 미국인들 사이에서 한때 과소비를 하는 게 유행이 된 적이 있었다”며 “최근 들어 고소득자들도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할인 매장을 찾는 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소득자들이 할인 매장의 단골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5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4.0%로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연방준비제도의 물가 기준인 2%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고소득자들이 할인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은 식료품을 비롯해 가격에 따라 품질에 차이가 없는 상품들이다. 달러 제너럴의 경우 고소득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신선 채소 섹션을 강화하는 업그레이드를 단행하기도 했다.
고소득자들의 할인 매장 구입이 크게 늘자 할인 매장들도 매장 수를 늘리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할인 매장 알디는 고소득자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미 전역에 120개 매장을 올해 안에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알디는 지난해 139개 매장을 오픈 또는 리모델링을 해 940만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실적을 올렸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