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지옥·마귀’ 등 기독교 개념에 대한 믿음↓
하나님과 천국을 믿는 미국인 비율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론 조사 기관 갤럽의 조사에서 2004년 하나님을 믿는 미국인은 90%에 달했으나 올해 실시된 조사에서 73%로 약 17%포인트 하락했다. 천국에 대한 믿음도 비슷한 하락 트렌드를 보였다. 2001년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8명(83%)은 천국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 이 비율은 67%로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갤럽은 2001년부터 하나님, 천국 외에도 천사, 지옥, 마귀 등 기독교에서 자주 언급되는 종교적 개념에 대한 미국인의 믿음 수준을 조사해 오고 있다. ‘천사를 믿는다’라는 미국인 비율은 2001년 79%를 기록한 뒤 이후 지속해 떨어져 현재는 69%로 조사됐고 마귀와 지옥을 믿는 미국인 비율 역시 계속 하락해 현재 각각 약 58%와 약 59%대로 조사됐다.
갤럽은 5가지 기독교 개념에 대해 ‘믿는다, 확실치 않다, 안 믿는다’ 등 3가지 답변으로 응답자의 반응을 분류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난 20년간 5가지 개념을 믿는다는 미국인 비율은 현저히 떨어진 반면 믿지 않는다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상승했고 확실치 않다는 반응은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5가지 개념을 모두 믿는다는 미국인 51%로 절반 정도였고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미국인은 11%였다. 5가지 개념 중 일부를 믿는다는 미국인은 31%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의 성향에 따라서 5가지 개념을 믿는 비율이 큰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 중 5가지 개념을 믿는 비율은 78%~87%로 높았지만 민주당과 독립 정당 지지자의 경우 각각 56%~66%, 51%~68%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연 소득이 4만 달러로 낮은 미국인과 55세 이상 미국인 중에서도 5가지 기독교 개념을 믿는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갤럽 측은 “교회 출석률, 종교 기관에 대한 신뢰도, 종교 정체성 등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5가지 기독교 개념을 믿는 미국인 비율은 아직 다수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특히 교회 정기 출석자, 개신교인, 공화당 지지자의 비율이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라고 설명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