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핫도그 먹기 대회와 전문 먹보의 세계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3-08-04 16:20:26

경쟁 식사의 역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경쟁 식사의 역사

그가 또 해내고야 말았다.‘전문 먹보’ 조이 체스트넛(39)이 다시 한번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의 왕좌를 지켜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열린‘네이선스 국제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에서 그는 10분 동안 핫도그 76개를 먹어 치우며 우승했다. 그냥 우승도 아니었다. 2위인 제프리 에스퍼가 고작(?) 49개를 해치우는 데 그쳤으니 무려 27개 차이로 승리를 거두었다. 여성부 우승자인 수도 미키가 같은 시간 먹은 핫도그는 체스트넛이 먹은 절반에 해당하는 39개 반 개였다.

조이 체스트넛이 4일 미국에서 열린 네이선스 국제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에서 핫도그를 먹고 있다. 그의 뒤에 그가 먹은 핫도그 개수가 푯말로 고지되고 있다.        <연합>
조이 체스트넛이 4일 미국에서 열린 네이선스 국제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에서 핫도그를 먹고 있다. 그의 뒤에 그가 먹은 핫도그 개수가 푯말로 고지되고 있다. <연합>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체스트넛의 위대(偉大 혹은 胃大, 어느 쪽이라도)함이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2007년 처음으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보통 성과가 아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전문 먹보의 세계는 일본의 고바야시 다케루가 꽉 잡고 있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6연속 우승한 고바야시였건만, 그의 아성을 체스트넛이 잠재우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쭉 달려왔다. 2개 차이로 준우승을 차지한 2015년을 제외하고 그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총 13번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오죽하면 별명도 순식간에 많은 걸 먹어 치우는, 그 유명한 영화 속 거대 상어 ‘조스’라 붙었을까.

전문 먹보(푸드 파이터, 경쟁 대식가 등으로도 일컫는다)라니 ‘음식으로 장난치는 것 아니다’라며 정색할 사람들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 미국에서 이 대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술 많이 먹기 내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고 그다음이 음식 많이 먹기 내기 아닌가. 그러나 실제로 대회를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들의 ‘먹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먹기와 많이 달랐다.

■전문 먹보의 치열한 세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에 ‘경쟁 대식(competitive eating)’으로 검색해 보시라. 치열하다 못해 숨이 막히는, 고통의 몸부림으로 점철된 경쟁의 현장을 생생히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이를테면 체스트넛의 주 무대인 핫도그 먹기 대회의 규칙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10분 동안 최대한 핫도그를 많이 먹은 이가 우승하는데, 소시지와 빵을 각각 한 개분씩 먹어야 하나를 온전히 먹은 것으로 쳐준다.

그런 가운데 핫도그를 가만히 살펴보면 소시지는 단단하지만 빵은 스펀지에 가깝도록 폭신하다. 그래서 선수들은 소시지는 씹어 삼키는 가운데 빵은 딸려 나오는 탄산음료에 적셔 욱여넣는다. 한편 좀 더 많은 음식을 빨리 쑤셔 넣기 위해 선수들은 자신만의 요령으로 몸을 요동친다. 영상을 보지 않은 이들을 위해 참고로 묘사하자면 자벌레가 몸을 움츠렸다 펴는 형국과 흡사하다.

어쨌거나 음미를 위한 식사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이 경쟁하는 모습이 아주 아름답지는 않다.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징그럽다는 느낌마저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유튜브의 부상과 이를 힘입은 먹방 문화가 주류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잡은 오늘날, 전문 먹보들이 경쟁하는 광경은 십 년 전만큼 괴기해 보이지 않는다. 시간제한이 없다 뿐이지 각종 먹방 유튜버가 먹는 걸 보고 있노라면 또 다른 전문 먹보의 세계가 있노라고 인정하게 된다.

■허리에 역기 중량추 달고 턱걸이... 운동 선수처럼 몸 관리

체스트넛에게 패권을 빼앗기기 이전 핫도그 먹기 대회를 6연속 석권한 고바야시 다케루의 훈련 과정을 본 적이 있다.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정말 전문 먹보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보통의 체형인 그의 기본 훈련은 웨이트 트레이닝이었다. 허리에 바벨(역기)의 중량추를 달고 턱걸이하는데, 위장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그렇다. 그저 많이 좀 많이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는 이런 대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실제로 많은 대회에 그런 이들이 참가하지만 대체로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한다.

인간의 엄청난 먹성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6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켄트의 위대한 먹보 니콜라스 우드에 대한 기록이다. 그에 대한 기록이 사실이라면 체스트넛도 그를 이기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앉은 자리에서 양을 통째로 한 마리, 그것도 날로 먹어 치웠으며 토끼는 84마리, 비둘기는 400마리를 한 끼에 해치울 수 있는 대단한 ‘먹력(먹는 능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자기 능력을 백분 활용해 생계의 수단으로 삼았으니, 박람회 등에서 먹기 퍼포먼스를 벌이거나 귀족들의 내기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먹기에 실패한 적은 단 두 번이었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서 축제된 경쟁 식사

음식을 놓고 실제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역사도 나름 깊다. 미국, 일본과 더불어 경쟁 식사가 인기를 누리는 캐나다가 종주국으로 1878년 파이 먹기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기금 모금을 위한 대회에서 앨버트 패딩턴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몇 개의 파이를 먹었는지는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다. 어쨌든 이 대회를 기점으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경쟁 식사가 엔터테인먼트의 일종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각종 지역 축제에서 대회가 벌어지곤 했다.

경쟁심이 불을 지핀 인류의 먹성은 놀라웠다. 20세기도 채 되기 전인 1897년, 조 매카시는 찰스 탠비의 살룬에서 열린 파이 먹기 대회에서 31판을 먹어 우승했다. 한편 1909년 프랭트 도츨러는 맨해튼의 뚱보 클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석화 275개, 스테이크 3.7kg, 롤빵 12개와 큰 파이 3판, 그리고 커피 11잔을 해치워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체스트넛이 명성을 얻은 네이선스 국제 핫도그 먹기 대회 또한 이런 경쟁 배경 속에서 탄생했다. 대회의 명성을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는 설도 있지만 기원은 19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회가 열리는 코니아일랜드는 브루클린 최남단의 반도이자 유서 깊은 놀이공원으로, 네이선스 페이머스 핫도그의 본거지이기도 하다(역시 1916년 개업). 맨해튼과 인근 지역이 원래 이민자들의 관문이자 정착지였으니 네 이민자가 네이선스의 핫도그를 많이 먹는 것으로 서로의 애국심을 견주어 보기 시작했다는 데서 대회가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기원설과는 별도로, 실제로 대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건 1972년부터이며 독립기념일로 자리를 확실하게 잡은 것은 1979년이다. 그런 가운데 대회라는 명칭에 무색하게 12분 동안 스무 개 초반 수준에서 우승자가 결정되는 대회가 순식간에 업그레이드되었으니 바로 고바야시 다케루 덕분이었다.

그의 등장은 정말 ‘스포츠에는 각본이 없다’는 말에 충실하게 극적이다. 출전 기록이 없는 신인으로 혜성처럼 나타나 같은 12분 동안 50개의 핫도그를 먹어 치웠다. 예전 대회 기록인 약 25개의 두 배에 가까운 대기록을 세운 것이었다. 오죽하면 먹은 핫도그의 개수를 표시하는 숫자판을 준비하지 못해서 심판들이 손으로 기록해야만 했을 정도였다.

이후 대회에서 6연패를 달리는 가운데 세계 먹기 대회를 그야말로 초토화했던 고바야시였지만 그의 권세는 아주 오래가지 않았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조스’ 체스트넛이 등장해 그의 왕좌를 차지해 버린 가운데 계약 문제로 인해 같은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법적 분쟁을 거쳐 고바야시는 결국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이후 네이선스 핫도그 먹기 대회에는 출연하지 않고 있다. 그의 부재로 인해 대회는 기업의 후원을 잃는 등 인지도 하락을 거쳤다. 요즘 체스트넛의 독주 무대가 되어버린 핫도그 먹기 대회는 매년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생중계되고 있다.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 			              <쯔양 동영상 캡처>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 <쯔양 동영상 캡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길 잃은 예븐 강아지' 함부로 데려가면 절도
'길 잃은 예븐 강아지' 함부로 데려가면 절도

귀넷 경찰, 두 여성 검거 기소훔친 강아지 SNS 올렸다 발각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의 한 식료품점 주차장에서 주인의 차를 빠져나온 반려견을 가로챈 일당이 소셜 미디어(SNS)에 올

조지아 마켓 치킨 샐러드 '살모넬라균' 비상
조지아 마켓 치킨 샐러드 '살모넬라균' 비상

주 농무부, 먹지 말고 즉시 폐기 권고 조지아주 북부 블레어스빌의 한 유명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치킨 샐러드 제품이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보건 당

주말 애틀랜타 80도대 중반, 초여름 날씨
주말 애틀랜타 80도대 중반, 초여름 날씨

주말 최고온도 86도까지 상승 금요일인 10일 애틀랜타를 비롯한 북부 조지아 전역이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대기 건조로 인한 화재 위험이 최고조에 달해 주민들의 각

애틀랜타 벨트라인 22마일 완공 눈앞
애틀랜타 벨트라인 22마일 완공 눈앞

16일 사우스이스트 트레일 개통 애틀랜타의 상징인 벨트라인(Beltline) 22마일 루프 완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애틀랜타 시 당국과 벨트라인 운영진은 오는 4월 16일, 과거

BTS도 못가는 중국, K-팝을 두려워 하는 이유
BTS도 못가는 중국, K-팝을 두려워 하는 이유

중국, 치졸한 '한한령' 10년째 고수외국 문화가 자국 청년 영향 우려 세계적인 K-팝 그룹 BTS가 3년 이상의 공백기를 깨고 무대로 복귀하며 12개월간의 월드 투어에 나섰지만,

중기부, 애틀랜타에 ‘글로벌베이스캠프‘ 첫 설치
중기부, 애틀랜타에 ‘글로벌베이스캠프‘ 첫 설치

미 동남부 전진기지 수행기관 모집상설 전시장 운영, 바이어 발굴·매칭 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9일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현지 안착을 돕기 위해 미

귀넷 항공학교, 전문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 출범
귀넷 항공학교, 전문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 출범

마그놀리아 항공 아카데미신규 통합과정 교육생 모집  귀넷 소재 항공학교가 차세대 항공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신규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귀넷 카운티 브리스코 필드 공항에 위치한

“미국서도 18세에 징병되나”
“미국서도 18세에 징병되나”

이슈 포커스 자동 징병등록제 실시 개인 신고 의무 사라져 “당장 징집은 없다”지만 ‘드래프트 부활’ 우려도 미국 내 18세에서 25세 사이의 모든 남성들을 징집 명부에 자동으로 등

미국인들 ‘팁’ 지갑 닫는다
미국인들 ‘팁’ 지갑 닫는다

고물가 속 팁 강요 부담78% “지나친 수준” 불만‘팁 피로감’ 신조어까지 한인 송모(47)씨는 요즘 외식을 할 때마다 팁 계산에 골머리를 앓는다. 예전에는 영수증에 미리 인쇄돼

‘K-브랜드’ 글로벌 인증 도입
‘K-브랜드’ 글로벌 인증 도입

한국정부, 짝퉁 문제 대처올해 하반기 전격 가동첨단 정품인증기술 적용  K-브랜드 위조상품. [연합]  해외에서 급증하는 K-브랜드 위조상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K-브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