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Y2023 3분기 누적 대출
한인은행들이 높은 금리 등 거시 경제 영향으로 SBA 대출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인 은행들의 연방 중소기업청(SBA) 대출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 더해 경기 둔화를 앞두고 스몰 비지니스 금융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1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23년 회계연도 3분기 누적(2022년 10월~2023년 6월) 전국 SBA 7(a) 대출 통계에서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 은행들은 총 7억4,67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억2,963만달러) 대비 19.7% 감소한 것이다. 대출 건수 역시 같은 기간 728건에서 623건으로 14.4% 줄었다. 건당 평균 금액도 함께 감소했다. 2023년 회계연도 3분기 누적 기준 건당 119만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27만달러) 대비 6.1% 줄어들었다.
한인 은행들의 SBA 대출 실적 감소는 거시 경제 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부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서 변동 금리 상품을 중심으로 SBA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몰 비지니스 오너들이 무리한 투자를 꺼리면서 대출 자체를 받지 않았을 수 있다. 한인 은행들 역시 경기가 부진하면 대출을 받은 업체들이 디포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 심사를 깐깐하게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거시 경제 흐름의 변화는 SBA 대출 전체 통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10일 기준 2023년 회계연도에서 발생한 SBA 대출 건당 평균 금액은 47만4,46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회계연도의 평균 금액은 53만8,903달러보다 12% 감소한 것이다. 스몰 비지니스 오너들이 사업상 어려움으로 SBA 대출을 받더라도 높은 금리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융자금을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한인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 분기까지 한미은행이 총 1억2,717만달러의 SBA 대출 실적을 기록해 선두를 차지했다. 2위는 US 메트로 뱅크로 1억1,050만달러의 실적을 달성했다. US메트로 뱅크의 경우 총 대출 건수가 51건으로 비교적 적었지만 건당 평균 금액이 커 높은 성과로 이어졌다. 3위와 4위는 오픈뱅크와 CBB은행으로 각각 1억470만달러, 1억379만달러를 기록했다. 선두 한인 은행 뱅크오브호프는 대출 건수가 132건으로 가장 많았고 총 금액은 1억91만달러를 달성했다. PCB는 7,361만달러의 SBA 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SBA 대출이 유의미하게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연준이 이달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대출 금리의 추가적인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상반기 선방한 미국 소비 지출도 하반기 꺾일 것으로 전망돼 스몰 비지니스 오너 입장에서 무리해서 대출을 받을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