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파워 조사, 125%로 증가…중고차 가격 하락 영향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동차 오토론의 담보대출비율(LTV)이 급등하고 있다. 차량 가치 대비 갚아야 하는 채무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신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한인들도 자동차 금융 시장의 변화를 유념해야 할 때다.
20일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중고차 LTV 지수가 125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를 금융시장 대출인 오토론을 활용해서 샀을 때 차량 가치 대비 갚아야 하는 채무액이 125%라는 의미다. 해당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 103으로 100 초반 수준이었지만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자동차는 감가상각이 큰 재화로 보통 구매한 직후부터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LTV 125%를 계산해보면 3만달러를 주고 새차를 샀을 때 전액 오토론을 활용했다면 빚을 낸 원금인 3만달러에 이자를 더한 금액이 중고차가 된 자동차의 가치보다 약 25% 더 크다는 의미다.
오토론 시장의 LTV 비율은 보통 100%를 넘는 경우가 드문데 증가한 것은 최근 중고차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정보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이달 초 만하임 중고차 가치지수(MUVVI)는 224.5로 전년 동기 대비 7.6%가 하락했다. MUVVI는 중고차 도매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로 올해 들어 하락세가 완연한 상황이다.
특히 중고차 구매 가격보다 일반 운전자들이 관련 업자들에게 중고차를 매각할 때 받을 수 있는 가격이 하락했다. 이 때문에 LTV 가치에 산정되는 차량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먼저 향후 경기 둔화로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이 최근 기준 금리를 동결했지만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에 오토론 금리 역시 뛸 가능성이 있다.
오토론 금리가 올라가면 채무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동차 가치와 대비되는 LTV 비율은 올라갈 수 있다. 오토론 이자율은 개인의 신용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금융권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특히 채무 부담이 큰 상품이다.
이 때문에 신차 구매를 고려하는 한인이라면 매입 직후 자동차의 감가상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각오해야 한다. 특히 최악의 상황은 오토론을 활용해 새차를 샀는데 채무를 갚는게 힘들어진 경우다. 이때는 차를 팔아서 빚을 상환하려해도 중고차 가격은 떨어져 있고 갚아야 할 돈은 많아 채무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를 팔아도 대출을 갚을 수 없는 ‘깡통차’가 된다는 의미로 자칫 잘못하면 ‘카푸어’가 될 위험이 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용평가사 트랜스유니언의 사티얀 머천트 매니저는 “중고차 시장의 가속적인 감가상각은 대출기관이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고객들은 오토론을 사용할 때 전보다 리스크가 커졌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