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정상 잇따라 등극 ‘신기록’
미국·유럽 시장으로 K팝 영토 확장
2013년 6월 13일 앳된 모습의 일곱 명의 소년이 데뷔했다.‘방탄소년단’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이 그룹은 10년이 지나‘BTS’라는 세계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됐다. BTS는 한국 문화를 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다. 2015년 빌보드 200에 최초로 진입했던 이들은 2018년 드디어 K팝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200 1위에 오른다. BTS는 빌보드 200 1위에 6개의 앨범을 올려놓았고 핫 100 1위에도 6곡을 올렸다. 이들이 빌보드에 자리잡으며 많은 K팝 아티스트가 주류 음악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그래미 어워즈에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됐고 두 번의 공연을 했으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5년 연속 수상했다.
BTS의 경제 효과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BTS 콘서트 1회당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1조2,000억 원에 달한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이너마이트’의 빌보드 핫 100 1위 달성에 따른 파급효과가 1조 7,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단 한 곡으로 7,928명의 고용 창출도 이끌어냈다.
미국 포춘지는 지난해 “BTS는 1년에 5조 원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 낸다”고 보도했다. 또 “BTS는 2017년 소비재 수출로 약 11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며 “이는 26개 중견기업을 합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포춘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BTS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41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청에 따르면 BTS가 글로벌 최정상에 오른 2019년 한국 음반 수출액은 7,500만 달러였는데 지난해는 2억3,300만 달러로 세 배나 늘었다.
BTS가 지난해 6월 그룹 활동 휴식을 선언했을 당시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30% 안팎 하향 조정했다. 하이브의 수익 기반이 대부분 BTS였기 때문이다.
2018년 각각 3,013억 원, 799억 원이었던 하이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7,762억 원, 2,369억 원으로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 2조 910억 원에 영업이익 2,690억 원을 전망하고 있다.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 또한 대단하다. BTS는 2018년 유엔 연설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인류 모두에게 던졌다. 지난해 백악관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아시아인 증오 범죄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아티스트를 넘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외교관 그 자체이기도 하다.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다이너마이트’ 등의 긍정적 메시지는 기존의 팝 음악과 다른 밝은 메시지로 큰 사랑을 받았고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쉼 없이 달려왔던 BTS는 지난해 6월 발매한 ‘프루프’를 마지막으로 잠시 그룹 활동 휴식기에 들어갔다. 일부 멤버들의 병역 의무 이행과 솔로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적 영향력은 여전하다. 솔로 앨범은 발매할 때마다 빌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BTS 솔로 앨범 합산 판매량은 523만 장에 달한다. 소속사 하이브는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BTS 멤버들은 데뷔 10주년을 이틀 앞둔 11일 공식 소셜미디어에 아미(BTS 팬)들을 위한 메시지를 남겼다. 정국은 “앞으로도 10년 더 여러분들과 함께 걷고 싶다”며 “우리의 미래는 아직 많은 것들이 남아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지민은 “많은 것을 같이 느끼니 외롭지가 않다”며 “여러분한테 저희도 늘 그런 존재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슈가는 “우리 함께 ‘방탄노년단’까지 가보자”는 희망을 전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전 세계 아미들을 기다리고 있다. BTS는 10주년 기념 싱글 ‘테이크 투’를 이달 9일 발매했다. BTS가 걸어갈 두 번째 길이라는 의미에서 ‘테이크 투’라고 명명된 이 곡은 지난 10년간 함께 걸어와 준 아미들을 위한 선물이다.
올해 BTS 페스타는 10주년을 맞아 더욱 크게 열린다. 여의도에서 열리는 BTS 페스타 행사장에는 RM이 직접 나와 아미를 만난다. 17~18일 여의도는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물들 예정이다. 밤에는 성대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서울시와 협업도 진행한다. N서울타워와 서울시청·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세빛섬 등 서울시 주요 랜드마크가 보랏빛으로 수놓인다.
<한순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