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닌 내년에야 하락
일자리가 여전히 풍부한 노동시장과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식어가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미국 채권과 파생상품 등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Tradeweb)에 따르면 파생상품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올해 말 기준금리를 5%대로 예상한다고 WSJ은 전했다. 이는 지난달 4% 남짓에서 상승한 것으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다.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서 미국 단기 국채 수익률은 상승(국채 가격 하락)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월 말 4.064%에서 이날 4.480%로 오른 채 마감했다.
연준은 오는 13일과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는데 당초 전망됐던 금리 동결 보다 금리 상승 예상이 더 높은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 등 연준의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전망 배경에는 지난 2일 발표된 노동 관련 통계가 있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33만9,000개 증가해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9만개를 크게 웃돌았다.
투자자문사 콜로니그룹의 리치 스타인버그 수석 시장전략가는 “노동시장이 탄탄하다는 것은 연준이 이번 달 금리 인상을 생략할 수도 있지만, 올해 여름 다음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또한 금리 인하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중반부터 물가 상승률이 2%대로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지난해 여름까지 관측이었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최근 수치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넘는 4.9%였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미국 증시, 특히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의 주가에 호재였다.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모두 올해 들어 35% 이상 급등했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6% 올랐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으로 간다면 증시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스파우팅락자산운용의 리스 윌리엄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몇몇 종목을 제외하면 나스닥 대다수 종목 주가가 내려갔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점에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가지수가 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호조 지속 때문에 상승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방향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