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고객 유치전 치열
고금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상품의 피날레가 다가오고 있다. 한때 인터넷 은행을 중심으로 6%까지 올랐던 이자율이 하락하는 추세인데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이 오는 6월부터 현실화하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전성이 높은 상품으로 고이자율 혜택을 누리려는 한인이라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정보전문매체 인베스터닷컴에 따르면 현재 다수 은행들이 5% 이자율의 CD 상품을 판매 중이다. 대표적으로 CIT 뱅크는 연이자율(APY) 5%의 CD 상품을 판매 중인데 6개월 만기에 최저 1,000달러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이외에 크레딧유니온으로 범위를 넓히면 5% 중반대 금리의 상품도 있다. 세금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1만달러를 맡기면 연 500달러 이상을 이자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예금을 희망하는 고객들에게 상당히 괜찮은 조건인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와 같은 고이자율 CD 상품의 판매가 끝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린다 마지오타 매니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러한 고금리 CD 상품의 레벨은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연준의 긴축 종료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9% 올라가는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연준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장기간의 인상 기조를 끝내고 금리를 동결할 것이 유력하다. CD와 같은 금융 상품의 금리는 기준 금리와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장에서는 CD 상품의 이자율 하락이 조금씩 출현 중이다. 관련 상품의 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난 3월 초에는 은행들의 CD 판매 마케팅이 격화되면서 무려 6% 이자율도 있었는데 이와 같은 상품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정보전문업체 뱅크레이트닷컴의 그렉 맥브라이드 분석가는 인베스터닷컴과 인터뷰에서 “지금이 CD 상품을 노리는 저축자들에게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며 “지금 돈을 맡겨서 잠궈야 높은 이자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고 있는 한인들에게도 지금은 CD 투자의 마지막 기회다. CD는 예금성 상품으로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25만달러까지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지금과 같이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할 때도 위기에 취약하지 않다. 이자율이 높은 CD 상품을 찾는 한인들이라면 특히 인터넷 전용 은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각종 수수료가 저렴한데다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곳 대다수가 디지털 은행이기 때문이다.
자금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인 은행들의 CD 상품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인 은행들의 CD 상품 이자율은 은행별로 다르지만 3~4% 수준으로 주류 인터넷 은행들보다는 낮지만 기존 고객들이 거래 은행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한 편리함과 한국어 서비스 제공, 우대고객 이자율 신축 적용 등 다양한 혜택이 존재한다. 특히 한미은행의 경우 최근 SVB 사태로 원금 손실 우려가 큰 고객들을 위해 예금 전액 보장이 가능한 ICS 체킹 및 머니마켓 계좌 상품을 출시하는 등 상품 다양성도 넓어지고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