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강도 대치극 현장
13일 LA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벌어진 뱅크오브호프 지점 은행강도 대치극 사건으로 한인타운이 발칵 뒤집힌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오후 5시까지 3시간 넘게 은행강도 용의자와 경찰 간 대치극이 이어지면서 올림픽 블러버드와 뉴햄프셔 일대 교통이 전면 차단된데다 경찰과 TV 방송 헬기들까지 출동한 비상상황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주변의 한인 업소들은 출입이 통제되면서 비즈니스를 못해 영업에 타격을 받는 등 강도 대치극의 여파가 타운을 뒤흔들었다.
◎…이날 은행강도 사건은 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한인 은행에 대낮에 강도가 들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으나 뱅크오브호프 직원들과 지점 시큐리티가드의 침착한 대처로 큰 피해를 막은 점이 돋보였다. 뱅크오브호프 창구 직원은 은행강도 용의자가 들어와 칼을 휘두르며 위협할 때 평소 교육 대로 침착하게 경찰 호출 버튼을 눌러 곧바로 경찰이 출동하도록 했고, 시큐리티가드도 용의자의 차량에 키가 꽂힌 것을 발견하고 이를 경찰에 알려 용의자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이날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한 뱅크오브호프 올림픽/버몬트 지점이 위치한 올림픽 블러버드 선상 뉴햄프셔와 베렌도 사이의 3층짜리 건물(2727 Olympic Blvd.)에는 많은 한인 클리닉과 약국, 의료기기 업소들이 입주해 있는데, 대치극이 진행된 오후 2시께부터 5시께까지 3시간 동안 주변이 통제되고 건출 출입이 전면 차단되면서 건물 안에 있던 입주자들 및 손님 등이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 큰 불편을 겪었다.
◎…사건이 발생한 올림픽과 뉴햄프셔 은행 건물 바로 옆의 상가에 입주한 한인 사업체들도 이날 사태로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는 등 은행강도 사건의 파장이 컸다. 올림픽과 뉴햄프셔 교차로 상가의 송영 통큰설렁탕 측은 일대가 통제되면서 손님들이 출입을 못하고 배달도 하지 못하는 등 3시간 넘게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뱅크오브호프 간부들도 사건 현장에 나와 상황 파악을 하며 사태 대처에 분주했다. 지점 직원들의 연락을 받고 오후 2시부터 사건 현장을 지킨 대니얼 김 전무는 “경찰과 시큐리티 가드, 몇몇 목격자들이 전해주는 말을 통해 사건 개요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3시간 가량 자신의 차 안에서 경찰 SWAT 팀과 대치를 벌이던 용의자는 경찰의 최루가스를 견디지 못하고 큰 저항없이 투항했다. 경찰은 용의자에 수갑을 채우고 대기 중이던 앰블란스에 실어 압송했다.
◎…마음을 졸이며 사건현장을 지켜보던 한인들은 백주 대낮에 통행이 많은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한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최모씨는 “용의자가 칼 대신 총을 들고 강도행각을 벌였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타운 치안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