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식습관과 과도한 음주·흡연 원인
초기 위암의 80% 이상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생겨도 위궤양이나 위염 등의 증상이어서 간과하기 쉽다. 초기 위암은 내시경적 절제나 수술 치료만으로도 완치한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다가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조기 발견ㆍ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장유진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에게 위암에 대해 물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위암을 의심할 수 있나.
“위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속 쓰림이나 더부룩한 소화불량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할 때가 많다. 3~4기까지 진행된 뒤에야 구토하거나 배가 쉽게 부르며 고형식을 먹기 힘들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에는 체중이 감소하고 식욕이 없고 쉽게 피곤해진다. 암에서 피가 나는 경우 검은 변과 토혈, 이로 인한 빈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암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위암 발병 원인은 과도한 염분 섭취ㆍ아질산염 나트륨 섭취ㆍ흡연 같은 환경적 영향ㆍ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ㆍ유전적 경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남성은 여성보다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여성은 특정한 세포 형태의 위암 발병이 높아 여성호르몬이 위암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위암 발생이 서구보다 많은 것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인 5g을 훌쩍 뛰어넘는 성인 소금 섭취량(하루 평균 12.5g)과 헬리코박터균 감염 등의 식생활이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병기에 따른 치료법은.
“위암 병기는 1~4기로 나눈다. 각 병기는 조금 더 복잡하게 세분화돼 있다. 통상적으로 초기 위암이라 부르는 1기 위암 중 암이 점막층에 국한돼 있고 분화도가 좋고 궤양이 없으며 크기가 작으면 위를 잘라내지 않고 내시경적 점막하절제술(ESD)로 치료한다. 내시경적 점막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한 10%의 환자를 제외하고 80%가량의 환자는 위암 표준 치료인 위 절제와 주위 림프절 절제를 시행한다. 이때 위 절제 범위는 암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데, 동반 장기 절제가 필요할 때를 제외하면 복강경 절제술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기존 개복 수술과 같은 범위의 위와 림프절 절제를 할 수 있으면서 복부 상처가 작아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수술 기구 개발과 발전, 수술 술기 발달로 진행성 위암도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을 점차 대체하고 있다.
위암 수술 후 2기 이상으로 진단되면 수술 후 항암 치료가 표준 치료법이다. 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국가건강검진 등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위암 환자 중 10% 정도는 진단 당시 수술로 완치가 불가능한 4기 위암이다. 이때 위암으로 인해 식사할 수 없거나, 출혈로 인해 위 절제가 필요할 때를 제외하면 표준 치료로 항암 치료를 받는다.”
-젊은 위암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암 발병이 점차 젊은 연령층으로 확대되는 원인으로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과도한 음주ㆍ흡연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질산염 화합물이 포함된 가공된 햄이나 소시지류, 짠 음식, 저 비타민 식이, 과도한 술ㆍ담배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젊은 환자는 국가 조기 검진 대상자가 아니거나 40세 이상으로 조기 검진 대상이어도 내시경을 시행하지 않을 때가 많고, 자신의 증상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위암이 진행된 후에 진단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가족력이 있거나 소화기계 증상이 발생했을 때 조기 검진하는 게 도움이 된다. 조기 검진으로 전이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발견되면 젊은 환자의 경우 기본 체력이 좋으므로 제때 치료하면 고령층보다 암을 이겨낼 가능성이 커진다.”
-위염이 악화되면 위암으로 진행되나.
“위암은 만성 위염이나 위축성 위염에서 암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 또한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위암 발생을 높이기에 이들 질병을 조기 치료하는 것이 위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다양한 요인으로 위 점막이 얇아지면 위장이 위축되기 쉽고 위장 손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며, 위 점막이 장 점막 형태로 변형되는 장상피화생 역시 동반되기 쉬워진다.
또한 무엇보다 위축성 위염 환자는 위암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2~4배 정도 높아지기에 만성 위염이 있으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게 좋다.”
<장유진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