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斜視)’는 어린이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만약 자녀가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거나 시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면 사시를 의심할 수 있다. 눈은 키 성장과 달리 7세 이전에 시 감각, 시력이 완성된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7세 이전에 발견된 시력 부진과 시 감각은 회복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녀가 사물을 째려보는 등 옆으로 돌려 보려고 하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는 경우, TV를 가까이서 보려고 하거나 눈을 자주 깜빡일 때도 사시를 의심해야 한다. 또 아이가 햇빛을 볼 때 한쪽 눈을 감거나 자주 눈을 비빈다면 빨리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임혜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 어린 자녀들이 스마트폰ㆍ태블릿 PCㆍ컴퓨터 등을 오래 사용하면서 잠재된 사시가 눈으로 나타나거나 심해질 수 있는 환경”이라며 “자녀의 영상 매체 이용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영아 내사시, 생후 18~24개월 전 수술해야
사시는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은 외안근의 협동 문제, 뇌 손상, 신경마비, 근시·원시·난시 등의 굴절 이상, 유전, 한쪽 시력이 안 좋은 경우 등이다.
사시는 눈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눈이 안쪽(중앙)으로 치우치는 내사시, 바깥쪽(좌우)으로 치우치는 외사시, 위쪽으로 치우치는 상사시, 아래쪽으로 치우치는 하사시 등이 있다.
영아 내사시는 생후 직후부터 6개월 이내에 발생한 선천성 내사시다. 이때 사시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추후 양쪽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입체시’ 형성이 안 될 수 있다.
입체시란 양쪽 눈이 한 사물을 보면서 원근감 또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입체시는 생후 6개월 전후에 형성되며 늦어도 24개월 이전에 완성된다. 따라서 영아 내사시는 생후 18~24개월이 되기 전에 수술하는 게 좋다.
◇수술 후 5년간 추적 관찰해야
사시를 진단하려면 다양한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 시력 검사, 굴절 검사, 사시 각도 검사, 안(眼) 운동 기능 검사, 감각 기능 검사,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저(眼底) 검사, 시신경 검사 등을 한다.
각도가 적은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인 안경 착용, 가림 치료 등을 먼저 시도한다. 하지만 사시 각도가 많이 벌어져 정도가 심하면 외안근 위치를 바꿔 눈의 위치를 교정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임혜빈 교수는 “수술이 한 번에 끝날 때도 있지만 2~3회 이상하기도 한다”며 “수술 후 5년간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임 교수는 “소아 사시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며 “영ㆍ유아 검진이나 부모의 세심한 관찰로 소아 사시를 조기 발견·치료해야 정상적인 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