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중요한 생존전략이 바로 가격 비교와 흥정이다. 주택 구입시 필요한 모기지 대출을 신청할 때도 마찬가지다. 여러 은행이 제시하는 이자율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월 수백 달러에 달하는 페이먼트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앞으로 이자율이 급등세가 이어질 전망으로 이자율 샤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자율 샤핑에 쓰는 시간이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보다 적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재정 전문 머니 매거진이 고이자율 시대 이자율 샤핑의 중요성과 요령을 소개했다.
가전제품 구입할때 보다 이자율 샤핑 덜 해
고이자율 시대 모기지 샤핑 선택 아닌 필수
▲ ‘발품’ 팔수록 협상력 높아져
모기지 대출을 통해 30만 달러를 받을 때 6%의 이자율(30년 만기)을 적용받으면 6.75%의 이자율을 적용받은 바이어보다 월 147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연간으로 따지면 1,764달러, 30년 만기를 적용하면 총 5만 2,920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절약되는 셈이다. 고인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이자율을 조금만 낮춰도 생활비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모기지 대출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낮은 이자율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대출 은행마다 각기 다른 대출 수수료와 클로징 비용을 부과하기 때문에 은행별 부대 수수료를 비교하는 작업도 빠트려서는 안 된다. 모기지 이자율과 수수료 비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지만 여전히 많은 바이어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가전제품 구입 시 모기지 대출 은행과 이자율을 비교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일라 올슨 질로우닷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자율 샤핑은 바이어가 이자율을 낮출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올해 이자율뿐만 아니라 은행 제시 수수료에도 변동이 심할 전망이어서 은행별 모기지 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것이 어느 해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대출 업체 최소 3곳 이상 비교해야
모기지 대출 은행하면 흔히 이름이 잘 알려진 대형 은행을 떠 올리기 쉽다. 또 여러 계좌를 개설해 오랫동안 거래해 온 기존 은행과 문의를 하기도 한다. 기존 은행이 이미 여러 금융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서 모기지 대출을 신청하면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최근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인 비은행권 온라인 모기지 대출 업체, 크레딧 유니온, 소규모 커뮤니티 은행 등이 대형 은행보다 유리한 대출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융자 중개 업체에 의뢰해 다양한 모기지 대출 업체의 조건을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융자 전문가들은 적어도 대출 업체 3곳 이상이 제시하는 모기지 상품을 비교하라고 하나같이 조언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낮은 이자율을 찾을 수 있고 모기지 대출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 어떤 대출 프로그램이 적합한가?
다양한 형태의 대출 업체만큼 다양한 모기지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일반 융자’(Conventional Loan), FHA 융자, VA 융자, 고정 이자율 융자, 변동 이자율 융자 등 주택 구입 경험이 없는 바이어로서는 명칭만 들어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러 모기지 프로그램 중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사전 조사가 필수다.
각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비교하려면 전문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대출 업체 담당자에게 각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문의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모기지 프로그램을 선택한 뒤에는 대출 업체별 제시 조건을 비교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출 업체 A와 B에서 각각 제시하는 FHA 융자 조건을 검토해 비교하도록 한다.
▲ 단순 이자율 아닌 ‘연간 이자율’(APR) 비교
이자율 샤핑의 가장 큰 목적은 낮은 이자율을 찾는 것이다. 이자율 비교 시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바로 대출 업체가 제시하는 ‘표면 이자율’(Note Rate)만 확인하는 것이다. 표면 이자율이 아무리 낮아도 대출 수수료가 다른 업체에 비해 높으면 결국 높은 대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기대했던 절약 효과가 없는 셈이다.
대신 기타 수수료 비용까지 포함해 계산된 ‘연간 이자율’(APR·Annual Percentage Rate)을 확인해야 실제로 지불해야 할 대출 비용을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 APR에는 ‘이자율 인하 비용’(Discount Point), 발급 수수료, 중개 수수료 등 모기지 대출 관련 기타 수수료가 대부분 포함된다. 예를 들어 대출 은행 A가 제시한 표면 이자율과 APR은 각각 6%와 6.75%이고 은행 B 제시 이자율은 각각 6.25%와 6.5%라면 은행 A의 표면 이자율이 낮지만 은행 B가 제시하는 APR이 더 낮기 때문에 은행 B가 부과하는 대출 조건이 유리하다.
광고 이자율도 주의해야 한다. 광고에 제시된 이자율이 타 은행에 비해 매우 낮지만 실제로는 높은 크레딧 점수가 요구되거나 숨겨진 이자율 인하 비용이 있을 수도 있다. 요즘처럼 이자율 변동이 심한 경우 ‘이자율 고정’(Rate Lock)과 ‘플로트 다운’(Float Down) 옵션이 제시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자율 고정은 향후 이자율이 오르더라도 현재 낮은 이자율이 일정 기간(60일~90일) 보장되는 옵션이다. 플로트 다운은 현재 고정한 이자율보다 더 떨어질 경우 낮은 이자율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이다.
▲ ‘융자 견적서’ 비교
APR에 포함되지 않는 비용까지 확인하려면 대출 업체가 발급하는 ‘융자 견적서’(GFE·Good Faith Estimate)를 검토하면 된다. 대출 은행은 바이어가 모기지 대출을 신청하면 3일 내에 융자 견적서를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 융자 견적서에는 APR 외에도 서류 작성비, 크레딧 보고서 발급비, 감정 평가비, 타이틀 비용 등 소소한 비용이 모두 기재된다.
이 밖에도 대출 금액, 클로징 비용, 월 페이먼트 금액, 대출 조건, 세금 내역 등이 모두 적혀 있어 모기지 대출 내역을 한눈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융자 견적서는 대출 업체가 바이어에게 제시하는 일종의 ‘약속’으로 대출 최종 발급 조건과 비교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융자 견적서는 대출 조건을 협상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대출 업체별 융자 견적서를 비교해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를 고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