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체감경기 1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내리막 양상을 보였던 주택시장이 새해 들어 다시 살아날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자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주택시장지수가 1년 만에 반등한 가운데 부동산 하락의 주된 지표였던 모기지 신청 건수도 다시 급등한 것이다. 향후 모기지 이자율까지 하락세로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시장에 온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NAHB와 웰스파고가 함께 매달 측정해 발표하는 주택시장지수가 올 1월 들어 35포인트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50포인트 위면 건설업자들이 주택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고 50 아래면 반대임을 의미하는 지표다.
이번에도 부정적으로 나오긴 했지만 주목할 점은 지수가 12개월 만에 처음 이달 반등했다는 것이다. 제로 콘터 NAHB 회장은 “부진했던 신규 주택 허가 및 착공이 최악의 상황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에는 주택 건설 시장의 반등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택금융시장에서도 부동산 시장 회복을 가리키는 데이터가 출현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28% 증가하는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최고점에 비해 거의 1%포인트나 급락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주택금융시장의 반등은 재융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MBA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모기지 신청 중 재융자 건수가 전주 대비 34% 증가했다. MBA가 조사한 지난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6.23%로 7.2%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내려온 것이 수요자들의 신청 증가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 프라탄토니 MBA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봄철 구매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하락한 모기지 금리가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모기지 금리가 더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MBA가 발표한 지난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 6.23%는 최근 하락한 수치이긴 하지만 3% 수준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나 높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모기지 이자율의 최근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엘 칸 MBA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모기지 금리가 계속해서 주택 구입 능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시장이 당장 회복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시장 리스팅에 올라온 매물 건수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 가격이 올라가려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택 재고가 줄어야 하는데 여전히 수요자들이 구매를 미루면서 물량이 늘고 있는 것이다.
주택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 건수는 1년 전과 비교해 21% 증가했다. 이는 주택 판매자가 부동산을 시장에 내놔도 거래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주택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