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망 원인 2위인 심장 질환은 고령화와 비만, 대사성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점점 늘고 있다.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협심증) 막혀(심근경색) 심장 근육 일부에 혈액 공급이 줄거나 중단되는 관상동맥 질환이 주로 발생한다. 치료는 △약물 치료 △관상동맥 중재 시술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 등이 있다.
김선원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관상동맥 중재 시술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지만 금속 재질의 이물질인 스텐트(stent)가 평생 혈관 내에 남는다는 것이 단점”이라며 “항혈소판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고 이에 따른 출혈 위험이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했다.
관상동맥 중재 시술은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보다 소요 시간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관상동맥 질환 치료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다.
전신마취도 하지 않고 1~2시간 정도의 짧은 시술 시간과 며칠 안에 퇴원할 수 있다는 점도 환자 부담을 줄인다.
스텐트는 외부에서 삽입된 이물질로 혈액과 접촉하면 혈전이 발생해 스텐트 혈전증을 유발한다.
관상동맥 중재 시술 이후엔 혈전으로 인해 혈관이 다시 막히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6개월~1년 동안 두 종류의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그 이후에도 한 종류의 항혈소판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최근 ‘시약물방출풍선(Drug-Coated Balloon, DCB)’을 이용한 관상동맥 확장성형술이 각광받고 있다.
좁아진 혈관 부위를 풍선확장술로 먼저 확장하고 확장 반응이 좋으면 약물 풍선을 넣어 혈관 벽에 약물만 전달한다. 약물을 전달한 매개체인 풍선은 다시 몸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몸 속에 남는 이물질이 없다.
약물 방출 풍선 시술 후 1~3개월 정도로 짧게 두 종류의 항혈소판제를 복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항혈소판제 복용을 완전히 끊을 수 있어 출혈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약물 방출 풍선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여러 차례 확장 성형 과정이 필요해 스텐트 삽입술 대비 시간과 노력이 더 든다. 풍선 종류와 사이즈, 확장 강도 조절까지 많은 경험과 노하우도 필요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치료 장벽이다. 약물 방출 풍선은 스텐트 시술 후 재협착이 발생했거나 지름 2.5±0.25㎜의 가는 관상동맥 혈관 질환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스텐트는 대부분의 병변에 급여 적용이 가능해 환자의 비용 부담이 낮은 편이다.
의료계에선 약물 방출 풍선 치료에 대한 임상 경험과 근거가 축적되고 급여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시행이 많아질 것이라 예측한다.
증세가 심각한 환자는 스텐트와 약물 방출 풍선 치료를 동시에 시행해 스텐트 삽입 개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약물 방출 풍선 치료로 혈관을 가능한 한 자연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환자 건강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