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년대비 43% ↑, 기아도 25% 증가 성장세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 상승세 호재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문제였던 공급난 문제가 풀리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 성공적인 질주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다만 외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여파로 11월 전기차 판매량은 상당폭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 11월 총 6만3,305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역대 11월 판매량 최고치로 전년 동기(4만4,345대)와 비교하면 무려 약 43% 증가했다. 올들어 상반기까지 공급난 문제에 시달리면서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11월까지 총 판매량은 65만2,207대로 전년(68만6,741대) 대비 약 5% 낮은 상황이다.
기아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A)에 따르면 지난달 5만6,703대를 팔아치웠는데 역대 11월 판매량 중 최고치다. 전년 동월(4만5,318대)과 비교하면 약 25%가 증가해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기아의 11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량은 63만3,127대로 지난해(65만2,910대)보다 약 3% 줄어든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 판매량 개선의 1등 공신이 됐다. 현대차의 11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투싼으로 총 1만6,059대가 팔렸다. 기아는 스포티지가 1만554대가 팔려 효자 노릇을 했다. 이외에도 현대차의 싼타페(1만955대), 팰리세이드(5,763대), 기아의 텔루라이드(8,558대), 쏘렌토(7,204대) 등이 다수 판매됐다.
공급난 문제가 완화된 만큼 향후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랜디 파커 HMA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역풍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며 “현대자동차 브랜드가 올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매우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릭 왓슨 KA 영업담당 부사장도 “SUV 라인업을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지리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에 전기차 판매가 다소 부진한 것은 아쉽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의 11월 판매량은 1,191대로 지난달(1,570대)과 비교해 약 24% 급감했다. 기아 전기차인 EV6의 경우 11월 판매 대수가 641대에 그쳐 1,00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10월 판매 대수(1,186대)와 비교해 약 46%나 줄어든 수치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