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치주 질환)을 앓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13%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한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정인경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김백일 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교수 연구팀이 치주 질환을 앓는 5만 명과 그렇지 않은 66만 명의 10년 간 암 발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국가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팀은 암 발생 위험도를 분석하기 위해 10년 간 각종 암의 발생 여부를 조사하고 나이ㆍ성별ㆍ흡연 이력 등 위험도 예측 잠재적 교란 변수를 보정해 암 발생 상대 위험도를 도출했다.
그 결과, 치주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 암 발생의 상대 위험도가 13% 정도 증가했다.
특히 암 가운데 면역 체계와 밀접한 관련 있는 혈액암은 치주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서 39.4% 더 높게 관찰됐다.
방광암,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 각각 치주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30.7%, 19.1% 높게 나타났다. 위암(13.6%), 대장암(12.9%), 폐암(12.7%)도 치주 질환과 높은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치주 질환이 있으면 혈류에 인터루킨, 티엔에프 알파(TNF-alpha) 등 염증성 물질이 증가해 암과 전신 염증성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치주 질환은 입 속 세균이 증가하면서 발생한 치태가 독성을 유발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따라서 치태를 빨리 제거하지 못하면 서서히, 딱딱한 치석으로 변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구강 관리가 중요하다.
김한상 교수는 “적극적인 구강 관리가 암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 발병을 낮추는 데 도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임상 종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