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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9가지 음식이면 충분… 전 안부쳐도 돼요”

한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2-09-09 09:01:38

추석 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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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차례상 표준화 방안’발표 

기름진 음식 예 아니란 기록

제물 위치는 가족끼리 정하면 돼

술 권장하나 찻물 등 올려도 무방

고인 즐기던 음식 대체도 괜찮아

명절증후군·세대갈등 해결 기대 

“추석 차례상 9가지 음식이면 충분$ 전 안부쳐도 돼요”
“추석 차례상 9가지 음식이면 충분$ 전 안부쳐도 돼요”

성균관이 구성한 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상을 간소화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5일 발표했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부담이 커서 ‘명절증후군’이란 용어가 나타나고 성차별, 세대갈등 논란까지 벌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영갑 위원장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이번 차례상 표준안 발표가 가정의례와 관련하여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갈등, 세대갈등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차례를 지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에는 9가지 정도의 음식을 올리면 된다. 기본적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이다. 여기에 가짓수를 늘린다면 육류와 생선, 떡도 올릴 수 있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위원회는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이제 그만둬도 된다면서 중요한 것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물을 놓는 자리 역시 가족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 또는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으나 그 대신 사진을 두는 것도 괜찮다. 성묘 시기는 차례 이전이나 이후나 상관이 없다.

위원회는 지난 7월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 응답 시스템(ARS)을 통해서 진행한 ‘차례 관련 국민 인식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40.7%가 차례를 지낼 때 개선해야 할 점으로 간소화를 꼽았다. 집안에서 차례를 올리는 대상은 조부모(32.7%) 부모(25.9%) 증조부모(17.6%) 순서로 많았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3.6%였다.

차례를 지낼 때 적당한 비용은 10만 원대(37.1%)와 20만 원대(27.9%)를 고른 응답자가 많았다. 응답자의 절반(49.8%) 정도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5~10개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11~15개를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은 24.7%였다. 양가 모두 차례를 지낼 경우 어디에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51.8%가 ‘양가 모두’라고 응답했다. 본가만 참석(33.0%) 양가 모두 불참(8.1%) 처가만 참석(2.5%) 순서로 선택 비율이 높았다.

성균관이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유교적 형태의 제사 의식은 고려 말 신흥사대부가 등장하고 조선이 성리학을 통치 이념으로 삼으면서 조선 초기에 나타났다. 왕가나 사대부 집안이 주로 지냈던 제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민심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회 전반으로 전파됐다. 초기에는 딸, 아들 구분 없이 제사를 지내고 경비도 분담했으나 조선 후기 중국의 가부장적 주자가례가 들어 오면서 남성이 제사를 주관했고 이 명분으로 재산도 장자 중심으로 상속됐다. 위원회는 남존여비나 재가금지 등의 부산물이 이 시기에 자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1894년 갑오경장으로 신분제도가 철폐되면서 효도에 신분 차이가 없다는 풍조가 일어나 누구나 고조부모까지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됐다. 1969년 정부가 가정의례준칙을 제정해 조부모까지만 제사를 지내라고 권장했으나 대다수 국민은 따르지 않았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다음은 위원회가 문답 형식으로 제공한 차례 간소화 정보다.

와인이나 커피로 차례를 지내거나 물을 술잔에 채워 상차림하는 것은 어떤가요?

술은 모든 음식의 정수라서 술을 올리시는 것을 권장하지만, 기제사와 같이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고 정성으로 차례상을 준비하신다면 뜻풀이 그대로 술 대신 찻물을 올려도 좋고 정화수도 술 대신 올려도 좋을 듯합니다.

고인이 살아 생전에 즐겨 드시던 밥과 김치, 토마토, 과자 등으로 차례상을 차려드리고 싶습니다. 예법이나 격식은 어떤가요?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를 보면 ‘살아 계실 때 먹지 않았던 물품으로는 제사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기록이 있습니다. 고인께서 생전에 즐겨 드신 음식을 올리는 것이 예법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습니다.

테이블 위에 사과, 배, 감과 송편 등 3, 4가지 음식만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에 의하면 6가지 과일을 갖추기가 어려우면 줄여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제시하는 표준 차례상은 과일과 김치(침채), 나물(숙채), 적, 송편(절식)으로 9가지 음식을 제시했습니다.

직장 생활하다 보니 전을 부치는 것이 번거로워 기름진 음식 없이 세 가지 과일을 중심에 두고 시금치, 고사리, 도라지 3색 나물과 밥, 국, 술, 송편을 두는 차례상을 차리고자 합니다. 어떨까요?

이번에 제시하는 표준 차례상과 같아 보입니다.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에 밀과와 유병 등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기름을 이용하여 전을 부치는 명절이 아니라 가족과 뿌리를 생각하는 명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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