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하차 깜빡 잊고 직장 출근 3시간 방치
폭염 속 차 안에 방치된 어린 아들이 숨지자 충격받은 아버지가 뒤따라 극단 선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ABC 등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의 한 37세 남성이 자신의 집 뒤편 숲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체스터필드 카운티 경찰국 조사 결과,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은 이날 오전 18개월 된 아들을 어린이집에 내려준 뒤 출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남성은 아들을 내려주는 것을 깜빡하고 직장에 출근했고, 아들은 3시간 동안 차 안에서 방치됐다. 이날 체스터필드의 기온은 80도를 넘었다.
아들은 끝내 차 안에서 숨졌으며 남성은 세상을 떠난 아이를 발견해 집으로 데리고 갔다. 이후 남성은 죄책감에 휩싸여 집을 나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극단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았다는 것과 남성이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연락을 해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집을 수색하면서 숨이 멎은 18개월 된 남자아이를 발견했고, 집 밖 숲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남성도 함께 발견했다. 경찰은 “참담한 비극”이라고 애도했다.
기상학자인 마이크 베테스는 “바깥 기온이 80도라면 10분 후 차 안의 온도는 95도가 될 것”이라며 “30분 후 차량 내부의 온도는 109도가 된다. 카시트에 묶여 있는 어린아이나 애완동물이 생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단체 ‘키즈앤카즈’에 따르면 문이 잠긴 차량에서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는 전국적으로 연평균 38명에 달한다. 올해에 이미 8명이 이렇게 목숨을 잃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무더위가 시작된 6월에만 어린이 4명이 숨졌다. 1990년 이후로는 1,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차 안에 방치돼 사망했다.
키즈앤카즈는 “아기가 차에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조수석에 기저귀 가방 등 물품을 둬 아기가 함께 차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신호를 남겨라”고 조언했다 이어 “주차 후 뒷문을 열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