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도 정책’ 내년부터 조례 시행
LA 시 지역에 신축되는 아파트와 주택, 상업용 건물 등에 개스 스토브 설치가 금지되는 LA 시 조례안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벌써부터 한국식 바비큐 중심의 한식당들과 중식당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발효 시점과 적용 범위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LA 시의회가 이 법을 조례하면서 ‘제로 탄소 배출’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LA 시 당국은 올해 연말까지 시행 세부 규칙을 만들어 LA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LA 타임스는 “이번 조례안이 적용의 시기 문제만을 남겨 놓았을 뿐 실시 자체는 확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식 업계에서는 LA 시정부가 신축되는 건물에 이어 기존 아파트와 주택, 상업용 건물에도 순차적으로 개스 스토브 설치 금지를 적용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면 결국 기존 건물에까지 확대, 적용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A 타임스와 LA 데일리뉴스 등 남가주 주요 언론들은 새 규정이 확대 적용될 경우 직화 조리에 의한 ‘불맛’이 필수적인 한국식 바비큐 식당과 중식당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식 바비큐 식당들은 개스 그릴 사용을 못하게 되면 기존의 맛과 향을 낼 수 없고 조리 속도도 현저히 감소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인타운 내 한 한식당 업주는 “식탁용 개스 그릴은 한국음식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불에 굽는 고기와 음식의 맛이 직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한국 식당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부탄개스 버너 사용도 향후 금지될 수 있다.
또한 센불을 이용해 볶음 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는 중식당들의 경우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개스 그릴보다 화력이 약한 전기 그릴로는 중국 음식 본연의 맛인 ‘불맛’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한인타운 내 한인 중식당 업주는 “센불과 함께 웍(wok)을 해야 중국 음식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며 “전기 그릴만을 사용하라는 것은 중식당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한식당과 중식당들은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새 규정을 따를 때 들어가는 비용 부담도 걱정이다. 기존 식당들의 경우 전기 그릴로의 교체에 따른 교체 비용이 최소 수만달러, 큰 업소는 10만달러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전기 그릴 사용으로 인한 전기료도 개스비에 비해 2배 가량 더 늘어나 인플레이션으로 오른 음식 가격이 더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식당 업주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요식업계는 추후 LA 시의회가 여론 수렴을 통해 시행령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 ▲기존 식당들에게 예외 규정을 적용하거나 ▲시행을 하더라도 충분한 준비 기간을 제공해야 하고 ▲교체 비용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