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보급 국립공원 옐로스톤이 홍수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강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고, 삽시간에 불어난 물로 곳곳에서 교량과 도로가 유실됐습니다.
AP 통신은 15일 수천 년에 걸친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옐로스톤의 풍경이 불과 며칠 만에 홍수 피해로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1872년 문을 연 옐로스톤은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입니다.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 등 3개 주에 걸친 이 공원의 전체 면적은 9천㎢에 달합니다.
뜨거운 물과 수증기를 뿜어내는 300여 개 간헐천과 끓어오르는 진흙, 빼어난 풍광의 협곡과 호수를 갖춘 이 공원은 대자연의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이번 홍수 피해로 공원의 북쪽 지역은 상당 기간 폐쇄될 수 있다고 관리 당국은 밝혔습니다.
옐로스톤강과 가드너강, 러마강 등 공원 내 주요 하천이 일제히 범람해 주변을 집어삼켰고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옐로스톤 고원지대 루트의 시작점인 주민 2천여 명의 작은 시골 마을 레드로지에선 가옥 수백 채가 침수됐습니다.
여름 관광 시즌을 맞아 옐로스톤을 찾은 1만여 명 방문객은 긴급 대피했고 공원 출입은 34년 만에 전면 통제됐습니다.
홍수 피해로 일시 폐쇄된 美 옐로스톤 국립공원(가드너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가드너 강 수위가 올라가며 북쪽 출입구 도로가 파손됐다. 이날 호우로 옐로스톤 국립공원 내 홍수 및 산사태 피해가 심각해지자 공원 관리국은 모든 공원 출입구를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2022.6.14 alo95@yna.co.kr
미국 언론들은 이번 홍수 피해가 기후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옐로스톤 상류 유역 기온은 1950년과 비교해 1.1도 올랐고 비가 올 확률도 20% 증가했습니다. 옐로스톤 공원 내 5개의 주요 하천 유량도 최대 80% 늘었습니다.
특히 최근 치솟은 기온은 옐로스톤 정상부의 눈을 급속히 녹여 하천 유량을 키웠습니다.
여기다 미국 중서부를 덮은 거대한 열돔(heat dome·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럼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현상)의 가장자리가 옐로스톤 주변까지 뻗쳤고, 이곳에서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부딪치며 230㎜ 물 폭탄을 뿌렸습니다.
캠 숄리 공원 관리인은 나흘간 기록적인 폭우와 눈 녹은 물로 강이 범람하면서 홍수가 발생했다며 천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사건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옐로스톤 산악지대의 남은 눈이 기온 상승으로 더 녹을 수 있고 앞으로 4∼5일 이내에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가 있다면서 홍수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