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한인교회 개척 김광신 목사 별세
한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올라오던 김광신 목사의 사랑의 편지(김광신 목사 개인 홈페이지)가 지난 5월 22일 이후로는 소식이 끊겼다. 약 일주일쯤 지난 뒤 김 목사의 부인 김영진 사모의 글이 대신 올라왔다. 김 사모는 “김 목사님께서 천국으로 떠나셨습니다. 그렇게도 사모하고 가고 싶어 하던 천국으로 가셨습니다.”라며 김 목사의 별세 소식을 알려왔다.
대표적인 미주 한인 교회인 은혜 한인교회를 개척한 김광신 목사가 미주 한인 교계는 물론 세계 선교사에 굵직한 흔적을 남기고 지난 5월 25일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목사는 22일 마지막으로 적은 사랑의 편지에서 “우리 인간은 예수님을 만날 때만이 영원을 바라보며 우리의 삶의 길을 확실히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빛이 있을 동안에 다녀 어두움에 붙잡히지 않게 하라’고 권고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사랑합니다.”라며 세상 사람들과 구분된 삶을 살 것을 권면하는 말로 성도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42세의 나이에 신학교에 입학해 늦깎이 목사가 된 김 목사는 한국 기독교 역사에 남을 만한 눈부신 선교 성과를 이뤄냈다. 1982년 세 가정과 함께 미국 은혜 한인 교회를 개척해 미주 최대 한인 교회 중 한 곳으로 성장시켰고 2004년 개척한 서울 은혜 한인 교회 등 두 교회를 통해 러시아, 아프리카, 중국, 베트남, 남미 등 9,000여 개의 교회를 세우며 반평생 선교에 몸을 바쳤다.
김광신 목사의 일대기와 간증, 선교 이야기를 담은 저서 ‘성령의 능력 받아 땅끝까지’의 저자 이창수 목사는 ‘믿음이란 신념으로 뭉친 한 사람이 자기 이익만 좇는 100만 명보다 인류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가신 분’이라고 김 목사의 별세를 안타까워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김 목사는 암 투병 끝에 치유받은 친척의 전도를 계기로 기독교에 귀의하게 됐다. 젊은 시절 사업에 쏟았던 모든 열정이 목회 사역과 선교로 고스란히 옮겨지게 된 계기다. 이 목사는 김 목사가 구소련 선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가장 인상 깊게 기억했다. 하나님이 구소련 선교를 위한 인물로 김광신 목사를 일찌감치 점 찍어 두었던 것 같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90년대 초 소련 개방과 함께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을 때 김 목사의 본격적인 소련 선교는 시작됐다. 달러 강세를 앞세워 인접 국가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 위치한 개신교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소련 선교를 위한 전초 기지로 삼았다. 김 목사의 사업적 마인드가 소련 선교에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목사는 여러 차례에 걸친 노방전도를 비롯해 모스크바 등 대도시에서 1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선교 집회를 개최하는 등 빌리 그레이엄 목사도 쉽게 발을 딛지 못한 구 소련 땅에서 눈부신 선교 업적을 이룩했다. 이후 구소련 출신 유대인들이 김 목사가 시작한 복음 프로그램 ‘트레스 디아스’에 참석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이스라엘로 다시 귀화해 이스라엘 복음화 기틀을 마련하는 선교 사역에 전념하게 됐다.
김광신 목사의 천국 환송 예배는 4일(토) 오전 11시 한기홍 담임 목사의 집례로 은혜 한인교회 비전센터 본당에서 열린다. ▶교회 주소: 150 S. Brookhurst Rd. Fullerton, CA 92833, ▶문의: (714) 446-6200.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