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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번아웃’을 느낄 때… 증상 무시하면 안 돼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2-02-18 10:21:00

번아웃 느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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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의 신체적 증상 인식 및 대처법

스트레스 극복 호르몬 분비 쌓이면 역효과

전문가 도움 받고 문제의 근원을 해결해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 대학의 정신과 의사인 제시 골드 박사는 일어나자마자 이메일 수신함에 짜증이 나고 침대에서 나오기 싫어질 때‘번아웃’(심신 소진)이 찾아왔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번져가는 번아웃 물결을 막으려고 애쓰는 정신건강 전문가 역시 마음과 정신 에너지가 다 소진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결국‘번아웃’ 현상은 우리 문화에서 사실상 보편화돼 버렸다. 미국 근로자 1,5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직장 일로 인해 번아웃을 느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대사직’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12월 사표를 던진 미국인들은 430만 명에 달했다. 

<삽화: Alva Skog/뉴욕타임스>
<삽화: Alva Skog/뉴욕타임스>

 

사람들은 ‘번아웃’하면 주로 무력감이나 냉소감 같은 정신적, 정서적 증상을 떠올린다. 그러나 번아웃은 신체적 증상으로도 표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번아웃 증후군의 징후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며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라고 강조한다.

마요 클리닉에서 번아웃을 연구하는 내과전문의 과학자인 롯데 디바이 박사는 “번아웃은 의학적으로 설명되는 질병이 아니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하면 만성 무기력증에 빠지는, 완화되지 않은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징후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바로 ‘번아웃’ 현상은 탈진, 냉소주의, 효능감 저하로 특징 지어지는 직장 증후군”이라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샬롯에서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는 지넷 M 베넷 박사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마감시간을 놓치고 좌절감을 갖게 되며 동료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마모’ 시킨다. 몸과 세포들을 계속 써서 손상이 되어 노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시간이 좀 지나도 상태가 완화되지 않을 때, 스트레스가 신체적 증상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고 베넷 박사는 덧붙였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들의 몸은 코티솔, 아드레날린, 에피네프린, 노레피네프린과 같은 정상 수준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만드는 것을 포함한 변화를 겪는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어려운 상황을 통해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에 해를 입히기 시작한다.

UC 버클리 사회심리학자인 크리스티나 매슬락 박사는 “우리의 몸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스트레스 요인에 맞게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음은 과학저널리스트이자 자녀양육법 책을 쓴 멜린다 웨너 모이어가 제시하는 우리의 몸에 나타나는 번아웃 현상을 인식하는 방법과 그에 대한 대처법이다.

■주의할 점

디바이 박사는 번아웃의 흔한 증상 중 하나가 ‘불면증’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연구진이 팬데믹이 처음 정점에 이르렀을 때의 번아웃된 최전방 의료진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55%가 잠들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반면에 40%에 가까운 사람들이 악몽을 꾸었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는 수면을 조절하는 복잡한 신경계 및 호르몬 계통을 방해한다고 한다. 밤에 잠을 잘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 시스템이 더욱 엉망이 되기 때문에 악순환을 하게 된다. 디바이 박사는 밤에 잠을 잘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번아웃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으며 불면증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 소진은 또 다른 일반적인 징후이다. 골드 박사는 번아웃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피로’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퇴근 후에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내가 왜 이러지? 무슨 문제가 생긴걸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번아웃’이었다고 말했다.

평상시보다 많이 먹거나 적게 먹는 식습관의 변화도 번아웃의 징후일 수 있다. 이탈리아 의료진의 연구에서 56%가 식습관의 변화를 보고했다. 베넷 박사는 ”사람들이 너무 바쁘거나 산만하기 때문에 덜 먹을 수도 있다. 혹은 “기분을 좋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 모두들 먹고 싶어하는 컴포트 푸드를 갈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식욕에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평소보다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스트레스가 완화될 때 평소보다 배고픔을 더 많이 느끼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골드 박사는 두통과 복통이 번아웃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번아웃’과 의학적으로 유사한 탈진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연구에서는 67%가 메스꺼움, 가스, 소화불량을 경험하고 있으며 65%가 두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울증이나 불안과 함께 번아웃이 발생할 수 있으며 둘 다 신체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우울증은 근육통, 복통, 수면 문제 및 식욕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또, 불안은 두통, 메스꺼움, 호흡곤란과 관련이 있다.

■대처법

디바이 박사는 “번아웃의 징후로 보이는 신체적 증상을 겪고 있다면 주치의나 정신 건강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아 스트레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신체 조건에 기인한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상을 무시하고 중요하지 않다고 가정해선 안된다. 골드 박사는 “특히 열심히 일하도록 가르치는 우리 문화에서는 자신의 증상을 아무렇지 않다고 무시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번아웃이 된 경우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는 것이다. 번아웃은 일반적으로 업무 중심적일 때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원인, 무엇보다도 재정 문제, 관계상의 문제, 그리고 보살핌의 부담 등으로 유발될 수 있다. 마슬라크 박사는 “신발 안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해보듯이 일정 시간 이를 제거하는 방법을 고안해내도록 브레인스토밍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파트너에게 아기의 취침시간에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하거나 특히 바쁠 때는 저녁식사를 준비하지 않고 테이크 아웃을 하는 것도 좋다.

마슬라크 박사는 “번아웃에 대처하는 법에 대한 대중문화적 접근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번아웃은 더 나은 자기 관리만으로는 ‘고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이러한 암시는 번아웃이 있는 사람들에게 비난과 책임을 전가하고 기분이 나아지기 위해 그들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일부 선택사항으로 번아웃 가능성을 낮출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지원이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골드 박사는 테라피스트와 대화를 하거나 친구들과의 만남(줌 화상이라도 괜찮다)을 갖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또, 고용주가 제공하는 정신 건강이나 운동 혜택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잠을 더 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가능한 치료법에 대해 의사와 상의해 보라고 베넷 박사는 제안했다.

업무와 관련된 고민에서 기인한 번아웃일 경우,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요청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슬라크 박사는 동료들과 브레인 스토밍을 하고 고용주에게 휴식시간과 개인적인 전화 통화를 위한 조용한 장소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라, 아니면 직원들이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할 수 있도록 ‘미팅 없는’ 날을 만든다거나 휴게실에 항상 커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과 같은, 사소하지만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를 제안해보도록 했다. 사소한 변화라도 매일 직장에서 사람들이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면 번아웃의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 매슬라크 박사는 “사람들을 정말 미치게 만드는 것은 만성적인 업무 스트레스 요인이다. 적절한 장비가 없고, 필요한 것도 찾을 수가 없으며, 근무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을 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반창고의 역할을 할 뿐이라고 골드 박사는 말했다. 그녀는 침몰하는 배에서 물을 비우기 위해 양동이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며 “양동이로 물을 퍼내도 여전히 가라앉는 것을 느낄 때는 가끔식 물을 빼내는 것 이상의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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